~~! (움직임을)장단에 맞추지 말고, (움직임이)장단을 끌고 가야합니다. 내가 한번 추어 볼게요!”

 2012410일 비오던 날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지하연습실 <일취월장>의 분위기는 진지하고 엄중하다. 525~2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국립무용단 창단 50년 기념 공연 우수 레퍼토리 시리즈를 위한 연습현장은 전설의 춤을 배우려는 남성단원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한쪽 벽이 거울로 장식된 연습실에서 전 국립무용단장인 조흥동(72)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단원들에게 진쇠춤을 가르치고 있다. 연습 두번째 날인데 춤순서 진도가 절반이상 나갔다. 1994년 국립무용단장직을 그만둔 후 18년만에 국립무용단 연습실을 찾은 조흥동 전 국립무용단장의 가슴속 추억더미에는 어떤 풍경의 국립무용단이 담겨있을까. 연습중인 11명의 남성무용수가운데 단장직무를 대행중인 백형민단원을 제외하곤 그와 함께 국립극장에서 근무했던 단원이 한 명도 없으니 세월의 무심함을 느꼈을 터이다.

기념공연을 앞두고 여성단원들의 춤연습이 한창인 4층 국립무용단 연습실의 열기도 만만치 않다. 1995년 국립무용단을 그만둔 양성옥(58)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교수가 17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땀이 배인 국립극장 무용단 연습실을 찾아 쉴 틈을 주지 않고 혹독하게 태평무를 지도하고 있다. 연습종료시간은 애초 오후 4시지만 예정시간을 2시간 넘길 만큼 연습 밀도가 진하다. 양성옥 교수는 연습 첫날인 이날 20여명의 여성무용단원들에게 강선영류 태평무동작 순서를 모두 지도했다. 혹독한 연습강도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단원들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배움의 기회임을 알기에 양성옥 교수의 동작 하나, 말 한 마디라도 놓칠까싶어 눈은 번쩍! 귀는 쫑긋!’이다. 시간의 공백을 넘어 약 20년만에 자신의 춤고향을 찾아온 국립무용단 OB들의 마음이 아름답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관객보다 단원을 위한 공연이라는 게 옳을 지도 모르겠다.

 국립무용단 창단 50년 기념 우수레퍼토리 시리즈525일 오후 8, 26일 오후 4시에 각각 마련된다. 국립무용단 50주년 공식행사로는 처음 열리는 춤공연이어서 의미가 각별하다. 신임 국립무용단장이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용단 자체적으로 프로로그램을 결정했기 때문인지, 단장들의 대표작을 ‘50에 맞춰 재음미하는 스펙터클 무대를 미루고, 역대무용단장과 초대 국립무용단 멤버 등 무용가 8명의 소품이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우수레퍼토리 시리즈 시즌 1>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자체가 아쉽다. 50주년을 맞아 대중과 만나는 첫 공식무대인데, 제목이 너무 겸손하다.

 한국창작춤의 보고인 국립무용단이 50주년을 맞은 만큼 송범의 도미부인을 비롯 역대 단장들의 작품 하이라이트를 모아 재연한다든가, 각 단장들의 대표작을 모둠으로 기획했다면 창단 50년의 의미가 한층 깊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만간 부임할 신임단장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멋지고 귀한 무대는 삼간 셈이다.

 레퍼토리는 고 송범의 강강술래’ ‘부채춤‘ ’고풀이‘ ’농악‘, 최현의 비상’, 강선영류 태평무’,김백봉의 장고춤’, 배정혜의 선무도’, 김현자의 사랑가등 총 12개의 남무와 여무로 구성됐다. 국립무용단 공연의 단골연주자였던 박병천의 진도북춤도 있다.

 국립무용단은 1962268명의 단원으로 출범했다. 한국무용가로는 김백봉 김문숙 권려성 조용자 정인방 강선영 김진걸 이월영 등 8명이 창단멤버였다. 발레계의 임성남 송범 진수방 주리 이인범 등 5명까지 합쳐 모두 13명의 무용가가 국립무용단 창단사의 주역이 됐다. 초대단장은 임성남, 부단장은 송범(발레) 김백봉(한국무용)이 각각 임명됐다. 19623월 창단기념공연은 임성남 안무의 발레 ()의 환상쌍곡선’, 송범 안무의 민속발레 ()은 살아있다

그리고 50년이 지났다. 6명의 국립무용단장은 100여편(###이 부분 확인필요합니다!!)의 정기공연 작품을 안무하고 지역공연과 세계 (##이부분도 채워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개국에서 (### 이 부분도 부탁합니다 ) 회의 해외공연을 펼쳤다. 국립무용단 100년을 이끄는 국가대표선수들을 위하여! 브라보!

유인화(경향신문 논설위원, 한국춤평론가회 회장, 성신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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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용에서 비롯된 국립무용단 50-대중화와 세계화>

 지난 50년동안 국립무용단의 가장 큰 자산은 무용수들이었고 단장은 무용수들과의 작업을 통해 한국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수용해 재창조해왔다. 19263월 경성공회당에서 열린 일본 이시이바쿠의 내한공연후 그의 문하에서 춤을 배운 최승희와 정구선수 출신의 조택원은 서구의 춤에 한국의 전통춤을 접목해 신무용이라는 영역을 발전시켜왔다. 일본에서 비롯된 용어인 신무용은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을 거치면서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지며 한국창작춤의 산맥을 이뤄왔다. 최승희 조택원이후 진수방 장추화 송범 임성남 김백봉 등 많은 무용인들이 명맥을 이어왔다. 특히 국립무용단이 창단되면서 한국의 전통춤을 바탕으로 한 신무용계열의 한국창작춤은 시대의 정서에 맞게 꾸준히 진화해왔다. 국립무용단이 추구해 온 한국창작춤의 주소는 춤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국립무용단은 국가간의 춤교류를 통한 세계춤문화의 동질성 추구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한국춤의 원형질을 바탕으로 우리 몸짓을 재해석하고 세계인의 정서에 접근하는 보편성과 대중성, 독창적인 고유성과 동양적 신비성을 확보하면서 해외무용시장을 겨냥한 경쟁력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송범단장의 경우 발레를 전공한 경력을 바탕으로 전통무용, 전통무용을 바탕으로 한 신무용, 발레, 현대무용, 무예까지 겸한 다양한 동작을 움직임의 시스템으로 구체화시켜 춤작품을 창작했다. 또한 스토리가 있는 무용극 등 대작들은 해오름극장의 스펙터클한 느낌을 살려 입체적고도 세계무대에 내놓을만한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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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아트센터에 만개하는 몸의 스케치

 

서울 강동아트센터(극장장 이창기) 개관기념 제 1회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GDF)412일부터 55일까지 강동아트센터 공연장들과 강동아트센터 온라인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춤춰라~강동!’을 슬로건으로 화() ()를 주제로 명인전-巨人창작&춤꾼’ ‘Fusion &춤꾼’, ‘차세대안무가전’, 키예프모던발레단의 카르멘’, 경기도립무용단의 태권무무 달하, 서울발레시어터의 Being, LDP무용단의 ‘Nocomment’, 김용걸댄스시어터의 ‘Work1-1’,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 안애순 무용단의 White noise, 이경옥무용단의 슬픈 빨강, 장현수의 춤놀이등 행사 공식 홈페이지 gdf.gangdongart.or.kr을 개설하는 등 의욕적으로 창작품 탄생을 지원하며 값진 춤판을 만들고 있다. 올 한 해 기획공연이 99개나 마련해 지역 공연장으로선 파격적으로 전체 공연의 89%를 기획공연으로 구성했다. 티켓가격도 다른 공연장의 동급 공연에 비해 30~50% 저렴하다. 다른 극장의 기획공연이 40%를 넘지 않는 현실과 비교해 강동아트센터의 뛰어난 기획력과 차별화전략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지역주민뿐 아니라 일반을 위한 각종 이벤트도 GDF 기간동안 이어진다. ‘누구나 댄스는 핸드폰이나 카메라로 3분 내외의 춤동영상을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커페에 올리는 행사를 비롯 414, 21, 28일 공연장 앞 야외뜰에서는 헤드폰을 낀 채 춤추는 고스트댄싱이 마련돼 화끈한 춤의 공간을 가꾸는 등 공공예술기관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국립발레단은 남성춤이 돋보이는 스파르타쿠스를 발레단원들의 단독캐스팅으로 지난 413~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했다. 국립발레단은 2001년 초연후 2007년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발레단과의 합동공연에 이어 지난해 갈라공연에서 일부를 공연한 게 전부였다. 영화로 유명해진 제목만큼이나 스파르타쿠스의 이미지는 노예검투사의 이름 이상의 이데올로기로 다가온다. 우리 그리가로비치가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안무한 검투장면, 전쟁 장면 등 스펙터클한 무대가 압권이다. B.C. 73년 노예와 평민을 규합해 힘을 갖춘 스파르타쿠스는 로마군을 물리치지만 내부분열로 로마 집정관 크랏수스가 이끄는 로마근에의해 죽음을 맞는다. 배우 커크 더글라스가 주인공인 영화와 달리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하차투리안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남성무용수들의 움직임이 키워드이다. 무용수들은 절도있고 힘찬 동작을 보여주느라 다리와 팔이 혹사당하는 춤이기에 세계적으로도 스파르타쿠스를 올릴 수 있는 발레단이 그리 많지 않다. 이번에 국립발레단은 하루에 두 번공연까지 감행하며 창단 50년된 발레단의 역량을 과시했다.

극립발레단은 스파르타쿠스역의 이영훈 이영철 정영재, 그의 아내 프리기아역의 김지영 김리회, 로마장군 크랏수스역의 이재우 김기완, 크랏수스의 애첩 예기나역의 이은원 박슬기의 캐스팅으로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들은 3막을 통해 매번 힘든 파드되가 많다. 자신의 머리위로 들어올릴 때 한 손만을 사용하는 스파르타쿠스의 힘과 절도있는 리프팅은 박수감이다. 초연때 프리기아역을 맡았던 김지영의 경우 초연당시의 의상을 입었지만 감정의 흔들림을 보여주는 섬세한 연기와 성숙한 테크닉은 초연때와 다르게 부쩍 물오른 프리마발레리나의 풍경을 장식했다. 하차투리안의 아다지오에 맞춰 2인무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주인공들의 테크닉은 말할 필요가 없을만큼 예리하고 농축된 감정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김지영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보내는 애절함과 비통의 춤을 통해 대사없는 움직임이 영화보다 더욱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196센티미터의 신장으로 눈길을 끄는 21살의 이재우의 경우 이번 크랏수스역에선 다른 캐스팅에 비해 풋풋함이 남아있었지만 호두까기 인형』 『지젤에서 남자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으는 등 남성주역무용수 진용을 받쳐주는 든든한 재목임엔 틀림없다.

 

<26회 한국무용제전>

26회 한국무용제전과 한국춤작가 12인전은 한국무용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42~9일 서울 아르코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한국무용연구회가 주최한 한국무용제전은 한국창작춤의 위기를 극복하고 실험적인 미래를 모색한 행사였다. 이번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우리 전통춤을 바탕으로 창창된 한국춤들이 선보여 의미를 더했다.

48일 공연된 Silk Road and ....Silk Road 1~33편의 옵니버스 형식으로 이애현 한윤희 백현순이 각각 안무한 작품이다. 이애현 안무의 한국의 사당패-길을 열다, 한윤희 안무의 실크로드의 여정- 그 길을 걷다, 백현순 안무의 그들은 그렇게 불렀다. 꼬레!등 세 편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풀이된 춤들이지만 춤작가들의 시선은 다양했다. 작품의 개성이 제각각 달라서 주제를 관통하는 메인스트림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애현 안무의 한국의 사당패-길을 열다는 조선후기 유랑연예집단인 사당패의 여성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예를 보여준 모둠 춤의 보고서인다. 특히 6종의 기예인 어름(줄타기) 풍물(농악) 살판(땅재주) 덜미(인형극) 덧뵈기(가면극) 버나(접시돌리기) 가운데 어름의 동작을 바탕으로 춤구성이 이뤄졌다. 그러나 작품의 시대는 통일신라 선덕여왕시대로 잡았다. 남사당패가 페르시아로 가기위해 신라 선덕여왕(이애현)의 연회장에서 축복을 받은 후 먼 길을 떠나며 줄타기를 모티브로 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내용이다. 안무가는 자신이 선덕여왕으로 출연하고 화랑들의 장검무를 선보여 신라시대의 장엄함과 화려함을 보여준다, 또 남사당에게 새로운 문화의 길을 개척하라는 명을 내리고 그들을 독려하기 위해 홀로 출연해 무용수들이 의상을 갈아입는 시간을 위해 무대를 홀로 장악하는 센스있는 알뜰구성을 보여준다. 장검무가 남사당과 무슨 관계일까 의아했는데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펼치는 화랑의 춤으로 이해하니 의문이 풀린다. 신라의 제의적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손목을 팔과 일자로 유지하지 않고 90도 각도로 꺽었다 펴기를 반복하며 주술적이고 원시적인 느낌을 강조하며 신비감을 얹어준다. 발도 자로 꺽어 부자연스런 자세를 취하며 일반적이지 않은 상태의 이미지를 부각한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진취적이고 긴장감을 유지하며 세련된 조율을 들려주는데 조명의 경우 무대장치없이 조명만으로 장면을 처리해 대극장 무대 활용이 밋밋한 감도 있다. 물론 후반부에 상의뒤에 붙은 가면을 쓰고 덧뵈기(가면극)를 보여주 고 의상의 팔 부분을 길게 늘어뜨려 탈춤의 한삼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무대의 허전함을 채워주려는 시도였다. 조명으로 줄을 만들어 타고 노는 움직임은 흔들거림과 아슬한 순간을 접목해 입체적이고 다양한 동작으로 표현되며 안정감을 주었다.

이어진 한윤희 안무의 실크로드의 여정- 그 길을 걷다는 한국인들이 찾아가는 서역의 풍경을 그렸다. 몽고의 신부부터 네팔이나 부탄 국의 민속춤같은 동작, 아랍풍의 춤 등 실크로드 지역의 춤을 보여주다보니 각국의 춤을 차례로 보여주는 방식이 됐고, 주인공인 순례자가 행하는 여정의 순간을 감성적으로 담아내는 작업이 미흡했다. 춤의 구조적 타당성은 갖춘 반면 한국춤 자체의 향기가 부족한 편이었다.

마지막 부분인 백현순 안무의 그들은 그렇게 불렀다. 꼬레!16명의 무용수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펼치는 춤배틀로 시작한다. 사당패들이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한국 특유의 흥이 이국적 정서와 대화하는 형식이 살아나며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를 살리고 있다. 그러나 춤추는 이의 정서적 주소보다 카리스마를 강조한 나머지 인간의 인문학적 성찰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더러 보인다. 첫 부분인 남사당패의 몸짓과 마지막에 나오는 남사당패의 움직임이 연결이 되지 않아 춤이 점점 어려워진 셈이다. 그러나 대극장 무대를 구성하는 무용수들의 동선과 주요 캐릭터들의 설정은 춤의 극적 포인트를 짚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하나의 주제를 3팀이 연결해 보여주는 형식은 쉬운 일이 아니다. 3팀 모두 주제에 부합하기 위해 독특한 춤을 보여주었지만, 여정의 고단함과 호기심이 담긴 춤보다는 정해진 대본에 맞추느라 스토리에 억지로 춤을 만들어 넣는 작업으로 보여지는 대목도 있었다.

 

<한국 현대춤작가 12인전>

410~14일 서울 아르코극장대극장에서 열린 제 26회 한국 현대춤작가 12인전에선 30, 40, 50대의 무용인이 각각 하루에 4명씩 무대에 섰다.

신창호의 Two direction, 김혜림의 ()-여행, 유지연의 CREDO(나는 믿습니다), 윤수미의 그믐김영미의 이브를...만나다, 최소빈의 수선화, 이미영의 부용꽃 스물일곱송이, 장유경의 , 두즈믄열둘, 이윤경의 홀로아리랑7-꽃자리, 문영철의 2012-나의 볼레로, 백정희의 Between 1586 and 201212명의 작가들이 몸의 아름다움을 움직임으로 들려주었다.

윤수미의 그믐은 무대장치가 설치미술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반영한 작품이다. 창무회에서 활동하며 체득한 움직임이 살아있는 그의 신체는 작품의 집중도를 주체적으로 이끈다. 무대앞 중앙에 객석을 향해 등을 돌려 앉은 윤수미는 공중에 매달려 있는 둥글고 하얀 구 형태에 하연 꽃이 핀 여성의 자궁을 끈으로 연결한 채 다리를 벌리고 앉은 여자이다. 여성의 생리주기와 달의 주기를 주제로 몸의 자연현상을 춤으로 보여주는 그의 움직임은 주홍색 의상속에서 순수하고 조용한 응축의 힘으로 빚어진다.

김영미의 이브를...만나다는 신체의 움직임이 현란하다. 무대장치 없이 조명으로만 변화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김영미의 여성성이 담긴 몸짓을 받쳐주는 4학년 학생 강천일의 몸짓이 탄탄하다. 생동감 있는 직선이 균형있게 표현됐다. 상체를 90도 각도로 굽힌 채 한쪽 발을 들어 세워 팽팽한 신경전을 강조한다. 한쪽 발 끝을 세운 채 불균형적으로 걷는 묘한 구도, 남자와 함께 펼치는 에로틱한 움직임이 공존하는 무대를 통해 안무가는 몸의 다채로운 표정들을 보여준다. 기타와 클라리넷이 어울리는 로맨틱하고도 잔잔한 음악, 클럽에서 틀어주는 시끄러운 테크노음악, 샹송 ‘Ne Me Quitte Pas’를 아코디언곡으로 편곡한 음악 등 4곡의 음악이 이야기를 끌고가는데, 여성의 심리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여주기 위해 자세하고 정교하게 부분부분을 해석하다보니 음악이 많아진 느낌이다. 남성이 여성의 입에 에덴 동산에서 비롯된 욕망의 상징이자 왼죄의 족쇄가 되는 빨간 열매를 물리자, 꼼짝 못하던 여성(김영미)은 점점 세상에 대항하는 아우성의 움직임으로 나약한 인간을 보여준다. 여성은 빨강의 욕망덩어리인 선악과를 빼어낸 후 다시 3개의 풍선을 등에 달라 남은 희망을 상징하는 움직임의 설정을 실행하고, 남성이 여성의 흰 의상을 벗겨버리자 나오는 카키색 의상은 상대방으로 인해 타들어가는 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 등 다양한 시도를 보기좋게 이어간다. 그러나 앞과 뒤의 통일성을 위해 귀뚜라미 소리가 나는 정원을 앞뒤로 구성한 점은 일관성있지만 마지막 흰 꽃눈이 내리는 장면은 군더더기처럼 보였다.

최소빈의 발레 수선화는 기존 발레 동작을 알차게 구성한 작품이다. 남성(이명헌)과의 파드되에서 여성을 들거나 회전을 도와주는 남성의 동작이 불안했지만 남성의 솔로는 분위기있고 탁월했다. 무대 뒷부분에 설치한 하얀 색 나무는 출연자들이 이어가는 이야기의 내용에 따라 조명색으로 처리했다.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인 윤심덕의 사의 찬미를 주제로 정한 안무가는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맨스를 서정적으로 그렸다. 윤심덕의 호인 수선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라고 한다. 첫 장면에서 남성이 들고나온 책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남성이 한 장씩 찢어 무대바닥에 일렬로 깔아 놓는 하얀 종이를 밟는 여성의 안타까움으로 통일시킨 점이 눈에 띈다. 발레작품 답게 발레적 테크닉이 고루 담긴 움직임을 차분히 보여주었지만 작품에 몰입하기엔 남녀의 애절한 연기호흡이 서로 잘 맞춰지질 않았다. 입체적 공간 구성을 위해 노력한 점과 대중적이고 객관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한 춤구성은 높이 살만했다.

이미영의 부용꽃 스물일곱송이는 가야금연주가 함께하며 현장의 생동감을 더했다. 천장에서 무대 공간 중간까지 내려온 자그마한 집 세트는 서있는 이미영의 머리위에 살포시 걸렸다. 여성으로서의 통과의례가 한번에 표현되는 셈이다. 27세에 세상을 떠난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춤일기는 무대중앙에 놓인 화문석을 중심으로 계속 이어졌다. 화문석이 놓인 시가의 방에서 허난설헌은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마찰, 남매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는 고통까지 줄줄이 겪으며 화문석의 공간을 슬픔과 인내의 공간으로 이어간다. 그는 조선시대 추어지던 전통춤의 정신을 살려 방에서의 조근거리는 말과 한숨을 춤으로 표현됐다. 대례복을 멋고 버선도 뒤로 벗어던지고 새색시의 설레임과 호기심, 즐거움과 고단함에 아이를 잃은 슬픔이 영상속 텍스트로 쏟아진다. 텍스트를 소리로 읽기도 한다.어미의 한은 구겨진 치마로 대변되고 슬픔은 구겨진 살풀이 수건에 담겼다. “지난 해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올해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슬프고 슬픈 광릉의 땅이여. 두 무덤 나란히....”독백이 이어지며 화문석 위의 몸부림의 여운은 무대전체로 퍼져나간다.

장유경의 -두즈믄열둘은 무대 왼쪽에 위치한 그랜드 피아노, 장구, , 오보에, 2대의 첼로 등 국악과 양악이 라이브로 연주하는 생생함속에서 장유경의 반듯한 춤과 김용철의 뜨거운 춤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나무에서 새로 돋아나는 싹의 미묘한 속삭임을 위해 거친 바람과 뜨거운 햇살을 이겨내는 생명의 신비함을 움직임으로 전하는 마음의 합창곡이다.두 사람은 모두 치마를 입었다. 이 작품은 김용철의 한 풀 숨죽인 몸짓이 빛을 발했다. 상의를 들었다 입고 벗는 과정, 조명 형태에 따라 구도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천천히 건네는 대화는 자칙 지루할 수 잇는 한국춤 동작을 이겨냈다. 공연후 커튼 콜에도 김용철은 치마를 입은 채 인사대신 계속 돌고 있었다. 현명한 마무리였다.

이윤경의 나홀로 아리랑 7-꽃자리는 구상 시인의 꽃자리를 소재로 했다. 춤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반듯한 이윤경의 움직임은 음악과 조명 꽃속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변화를 시도했다. 4개의 동그라미가 하나의 원으로 커지면서 이윤경의 움직임을 받쳐준다. 무언가 터질 듯 터질 듯 하면서 이어지는 잔잔한 느낌속에서 펼쳐진 춤은 클라이막스의 울림이 살아나지 못하고 끝났다.

문영철의 2012-나의 볼레로는 전반부를 영상으로 장식한 특이한 구성이었다. 50년동안 자신이 추었던 작품 사진들과 영상들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회상하며 자신의 춤이야기를 보여주었다. 빨강색 바지와 상의의 문영철은 라벨의 볼레로에 맞춰 모리스 베자르가 안무한 춤을 조르쥬 동이 추듯 자신만의 키워드로 볼레로를 채워간다.

백정희의 Between 1586 and 2012400여년전 무덤속 여인이 현재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1586년 사망한 남편의 무덤에 편지를 써넣은 원이엄마 이야기는 지난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알려졌는데, 안무가는 그해 여성이 사망해 무덤에 묻힌 상황으로 포착해 풀었다. 이 춤은 옛 사람의 죽음과 현대인의 죽음이 주는 정서의 본질을 시간이 흘러도 동일한 하나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인간의 사랑와 연민에 대한 회로추적을 시도한 작품이다. 백발의 머리카락과 죽은 사람의 분장으로 무대에 나온 백정희는 시원하고 에너지담긴 춤사위를 생산해냈다. 춤은 무덤속 여인이 무대 가운데 사각형 조명속에 엎드린 채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상징하는 대목으로 시작된다. 무대가운데 사각 무덤 가장자리를 채운 사각형 조명 테투리에서 분홍 양말과 노라 양말을 한짝씩 신은 김온정이 짧은 미니원피스를 입은 어린 소녀에서 치마단을 내려 긴 치마를 입은 처녀로 성장하는 과정이 이해하기 쉬운 상징성을 준다. 중간에 백정희와 객석을 사이에 두고 반투명의 아크릴판이 내려온 후 백정희의 고백이 시작되는데 춤아 너무 판에 가려지다보니 춤의 동작은 보인다해도 얼굴표정과 머리카락이 형체없이 보여 답다한 느낌이었다. 백정희가 판가운에 문을 열고 나와 춤을 추기전까지 상당시간을 판의 뒤에서 춤추는 장면은 다소 긴편이었다. 판을 늦게 내리기 곤란할 경우 백정희가 문을 열고 나오는 시간을 앞당기는게 좋을 듯 싶었다. 움직일 때마다 허공에 날리는 밀가루의 분산도 철저히 극적이다. 가야금과 정가풍의 소리에 맞춘 춤 분위기는 백정희의 춤을 한편의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LDP무용단 정기공연>

420~21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 LDP무용단 공연은 23분 늑제 시작됐다. 몰려드는 관객들을 미처 정리하지 못해 발생한 즐거운 참변이었다. 김재덕 안무의 Symposion(향연)과 신창호 안무의 This performance is about me등 두 작품이 올랐다. 김재덕의 Symposion(향연)은 그가 최근까지 행해온 작업의 연장선이었다. 무대 뒤에는 4인조 밴드가 자리하고 객석 계단에도 마이크가 설치됐다. 무대에서 검은 재킷과 바지 차림, 검은 재킷과 치마차림의 남녀군단이 춤출 때 무대와 객석에선 김재덕이 작곡 작사한 우리적인 소리가 불려진다. , 작곡, 노래부르기 등 재능이 다양한 김재덕은 소리를 다룰 줄 안다. ‘쨍그렁’ ‘부시럭’ ‘같은 소리에 리듬을 불어넣어 그 소리에 따라 무용수들이 일사분란한 동작을 보여준다. 9명의 여성 군무진의 양손이 흔들릴 때마다 유리가 부서지고 회전할 때마다 물건 떨어지는 소리가 균일한 박자로 이어진다. 9명의 남성 군무진이 움직일 때도 소리에 따라 정확하게 몸의 출렁임이 일어난다. 동작도 어렵지 않다. 기존의 동작들을 걸러내고 수학방정식처럼 공식화한 동작들의 반복이 대중적 덕목을 갖추고 있다. 자살하는 이가 머리에 총을 겨누거나 전화거는 동작, 컴퓨터 키보드치는 동작, 태권도 동작, 머리털기, 찰흙반죽하며 놀던 기억의 동작 등 일상의 동작 들을 조합했다. 평범한 동작을 코드화하지 않았다면 관객들이 환호할 리 없다. 윤석기의 판소리도 스마트폰속에서 텍스트화된 가사들로 소리되어진다. 자신들만의 색깔로 일상의 동작언어를 바꿔놓는 테크닉은 LDP만의 강점이다. 가슴을 터지게 만드는 음악과 밀도있는 에너지를 담아 요리된 몸의 만유인력이 찰지게 이어진다. 객석 계단에 선 채 관객의 귓가에서 울부짖는 류진욱을 비롯 남성무용수들의 땀과 호흡은 아름다운 디테일이지만 현대인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방법론이 언제나 모범답안일 수는 없다. 무대와 객석 계단에서 나뉘어 전개된 춤과 소리는 모두 택함을 받을 수 없는 위치적 구성이어서 무대의 춤이나 객석 왼쪽 계단 3명의 남성 무용수나 오른쪽 계단의 김재덕을 포함한 2명의 남성무용수를 모두 아우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신창호의 This performance is about me는 김보라가 자신의 어린 시절 가운데 한 대목을 이야기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바탕칠을 하는 작품이다. 학교 미술시간에 노란 크레파스로 윤곽을 그린 후 형태를 다양한 색깔로 채색하고나면, 색칠되어진 대상을 살려주기 위해 회색이나 보라색, 파랑색이나 검은 색 등으로 바탕색을 칠하듯 김보라의 이야기는 색다른 시도로 여겨진다. 관객들도 동시대인의 정서를 경험하며 춤의 또 다른 실험에 동참하는 느낌이다. 김보라는 수화로 이야기를 병행한다. 어둠속에서 녹색 원피스의 여성 무용수 위보라는 18명의 남성무용수 무리속에서 그들의 어깨를 밝고 손으로는 그들의 머리를 짚어가며 무리속에서 이동한다. 아슬아슬 위태위태한 이동은 순간순간의 연속이 되어 사람의 지나온 길이 된다. 남자들은 다가오는 여성을 거부하고 부인한다. 자신의 품에 뛰어드는 여자를 내동댕이치고 안기려는 여자에 등돌린다. 여자의 얼굴을 가리며 존재자체를 지우려 한다. 음악도 음산하다. 기억의 이동이 끝나면 360도 회전되는 검은 벽면들이 무대뒤에 설치되어 있는 암담한 현실이 나타난다. 검은 벽의 뒷면은 반사되는 금속판이다. 검은 벽들은 회전할 때마다 금속벽은 조명을 반사한 눈부심으로 객석의 관찰자들을 우롱한다. 김동규와 이인수의 풍경에 여성 무용수들의 풍경이 한명씩 보태어지면서 움직임은 걷잡을 수없이 격렬해진다. 김보라의 이야기는 작품을 관통하며 이어진다. 2.5킬로그램의 신생아로 태어나 유리관에서 자란 김보라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지켜본 모습, 토끼이야기등 김보라는 이야기와 움직임의 연결을 시도하느라 겨를 없는 상태에서도 움직임을 계속이어 나간다. 김보라의 이야기는 남녀무용수들이 김보라를 중앙에 두고 한 일자로 늘어선 후 강강수월래 대형의 움직임처럼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 군중의 소통을 암시하고 이야기 전개에 따라 한명씩 사라지는 과정을 통해 옅어져가는 존재의 발버둥으로 남겨진다. 김보라가 담당한 텍스트가 전달과정에서 매끄럽게 흡수되지 않은 점, 군더더기 내용이 많아 산만한 점을 별도로 하면, 신창호의 새로운 시도는 움직임의 입체적인 구성만으로도 존재감을 입증한다.

김동규 차진엽 김성훈 이인수 등 20여명의 무용단원들이 출동한 무대는 생동감넘치는 실험과 땀이 뭉친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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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작춤의 새로운 흔적을 위하여

 

<한국춤 젊은 안무가전>

서강대 메리홀과 이경옥무용단이 공동주최하는 한국춤발전소 프로젝트-2회 한국춤 젊은 안무가전38~10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렸다.

정부산하기관이 아닌 사설 공연장에서 상주예술단체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신인안무가들의 안무과정을 조언하는 양정웅 연출가의 멘토링으로 큰 수확을 얻었다. 특히 젊은 안무가들에게 많은 배움을 주었다.

대학 무용과에서 교수들에게 배운 몸짓을 벗어나 자신만의 춤이미지를 그려내며 알에서 부화하는 신인 안무가들에겐 트히 현장을 통해 습득한 무대관련 산 지식들이 상당량 얻어졌을 터이다. 이번에 참가한 안무가들은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된 팀들이었다. 이중에서 박소연의 ‘. ㅡ ㅁ(점 선 면)의 궤적’, 오명희의 木花(목화)’, 손유정의 사이가 내년도에 초청될만한 수작으로 꼽을만 하다. 심주영의 ‘Personal effects'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에서 공연된 후 수정을 거쳐 더욱 발전적으로 성숙된 작품이 됐다.

오명희의 木花(목화)’는 소극장 무대바닥 전체를 반투명한 천으로 휘덮고 무대 오른쪽 뒤에 같은 천으로 된 드레스틀을 만들었다. 드레스틀은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전을 거니는 왕비가 입음직한 형태로 긴 우산을 편 형태다. 가슴부분까지만 있는 드레스 틀속에 여성이 들어가 드레스를 입은 형상이 되고 허리에 두른 자줏빛 리본은 길게 연결돼 무대 왼쪽 앞까지 이어진다. 리본이 끝나는 지점에는 하얀 목화꽃이 놓였다. 바지차림의 오명희는 유방암 투병중인 어머니를 위해 춤을 춘다. 자신감있는 팔 동작과 천을 발로 밟은 채 회전하는 동작이 안정적이다. 오명희는 천을 활용해 기승전결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무대 왼쪽 뒤편의 하얀 천이 천장까지 올라가고 천 속을 들어간 그는 슬픔의 몸부림을 보여준다. 무리가 없이 자연스레 연결되는 동작들이다.

세타파-ing'를 안무한 김연진은 춤아이디어가 좋다. 동그란 거울이 첫 장면을 채우고 두 남녀가 밀착한 채 몸의 만유인력을 보여준다. 밀어내고 당기고 올리고 떠민다. 여자의 등 뒤에 붙어선 남자는 왼쪽 팔을 여자의 왼쪽팔에 대고 애무하고 다시 오른쪽 팔을 탐한다. 그러나 다시 거칠고 냉정한 밀고 당김이 연속적으로 숨가쁘게 연결된다. 두 사람에 이어 여성 솔로가 시작된다. 무대 왼쪽 막힌 틈으로 쏟아지는 조명을 받으며 견딜 수 없어 미칠듯한 몸부림이 터져나온다. 그리고 흰 원피스의 김지연이 처음처럼 소주를 들고 나오며 허밍으로 조개껍질 묶어를 부른다. 객석과 무대를 잇는 빨간 줄에 매달려 김연진의 손으로 건네지는 검은 통에는 술잔과 안주봉투가 들어있다. 술잔에 술을 따라 한 잔 마신 김연진은 관객에게 술을 따라 권하고 안주도 건넨다. 다섯 번째 여성관객은 잔을 받지 않고 김연진이 들고 있는 소주병을 낚아채 병나발을 불며 무대오른쪽으로 퇴장한다. 안무가 김연진이 관개그이 박수까지 유도하니 객석의 몰입도가 좋지 않을 수 없다. 이어서 조개껍질 묶어의 합창곡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면서 상황의 반추가 마무리된다. 천장에서 다시 거울이 내려오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며 춤은 끝난다. 거울소그이 자신으 되돌아보는 동작이 밋밋하다. 소주잔 퍼포먼스에서 무대뒤에서 벽을 더듬으며 터져나오는 외로움과 괴로움을 표출하던 반짝이 원피스의 무용수 설정은 밀도형성에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박미향의 사과껍질은 청각적 효과에 비중을 둔 작품이다. 두 명의 무용수가 양쪽에 설치된 마이크에 입을 대고 사각사각’ ‘사각사과껍질 깨무는 소리를 내면서 시작되는 춤이다. 사과껍질을 벗으며 나오는 안무가는 작은 체구지만 야무진 몸짓을 보여준다. 붉은 한지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주제를 살린다.

한복을 만드는 양단질감의 천으로 바지를 만들어 입은 무용수들의 춤정신을 살리는 의미에서 거창한 클래식 음악보다 신디사이저나 국악기, 타악을 이용한 음악이 보다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심주영의 ‘Personal effects'는 지난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우수안무작으로 선정된 를 수정보완해 공연의 기회를 얻었다. 3명의 여성무용수가 객석에 등을 돌린 채 무릎꿇고 앉아 좌우 앞뒤로 움직이며 서로 충돌하고, 손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상대방의 시비를 맞받아친다. 앉은 채 엉덩이와 팔을 이용한 싸움은 보폭을 넓게 하며 광폭해진다. 두려운 현실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는 셈이다. 현대인을 상징하는 남성무용수 정성태가 천장에서 추락하자 3명의 여성무용수들은 정성태를 둘러싼 악령들이 되어 그의 몸에 들러붙기를 계속한다. 잔인한 몸짓이지마 부드럽고 날렵하게 처리된다. 셔츠 등뒤에 준비해두었던 반투명의 긴 천을 얼굴에 쓴 3명의 여성무용수와 정성태는 익명의 군상들이 보여주는 폭력성을 소극장에 맞는 스케일로 보여준다. 그러나 폐쇄성을 강조한 나머지 작품의 중반까지 계속 구석에서 동작을 보여주는 구성은 지난해의 작품에서도 시도했던 장면들이다. 후반부에 보여주는 적극적인 공간 사용을 좀더 일찍 보여주면 좋았을 것이다. 신체의 연쇄적 접촉과 그 강도가 세어짐에 따라 폭력적으로 변하는 시비의 확산상태를 보여주는 아이디어도 좋지만 작품의 앞부분과 뒷부분의 연결성을 강조하다보니 겹치는 춤이 많았다.

박소연의 ‘. - (점 선 면)의 궤적은 무용수들의 움직임 자체와 음악이 서로 대화하는 과정을 즐기면 되는 춤이다. 7명의 여성무용수들은 후드달린 원피스형 바지를 입고 우직임으로 승부한다. 코믹한 동작과 ” “등 동작에 맞춰 지르는 기합소리가 어울리며 생동감넘치는 동작들이 이어진다. 6명의 무용수가운데 1명이 막춤을 추다가 5명이 깜짝 놀라게 하자 놀래서 기절하며 바닥에 누워버리는 동작 등 재미있는 순간순간에 충실한 동작들이다. 한국춤동작으로 이런 스타일의 부드럽고도 뼈있는 동작들을 건지기 힘들지만 안무가는 젊은 감각으로 다부진 동작을 공간에 배치했다. 후드를 벗어버리고 춤추는 부분에선 한국춤사위가 진하게 나온다. 움직임을 다스리는 호흡들이 절도있게 모이면서 무대장치 없이 허전한 공간들을 보이지 않는 기로 채운다. 타악기 위주의 녹음음악도 움직임의 충실함에 힘을 실어준다. 후반부에 둥그런 원형을 오므려 치마로 만들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아이디어와 원형 가장자리에 소형전구를 달아 빛을 주고 원형판에 새긴 () () 등의 글자와 태극마크 등을 보여주어 한국정서를 강조했다. 점과 선의 이루어짐, 선을 모아 이룬 면의 이루어짐을 보여주려는 의도이며 치마로 둥그렇게 만들어 입는 과정이 재미있다. 그런데 구태여 이런 식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려 노력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충분히 안무가의 의도를 알았을 것이다. 너무 과한 의욕은 덧칠의 불필요함을 주고 오히려 춤의 주제를 흐릴 수도 있다.

손유정의 사이는 남녀관계의 묘한 만유인력을 보여준다. 검은 미니원피스에 빨간 킬힐은 신은 손유정과 검은 양복차림의 최영현은 서로의 긴 머리를 땋아 연결한 상태로 15분이상의 시간을 격렬한 춤으로 이어간다. 어떤 순간에는 서로 미워하면서 어떤 순간에는 서로 애처로와하면서 상대에 대한 연민을 잔뜩 움켜쥐고 마음의 움직임을 연결된 머리에 쏟아버린다. 두 사람은 머리카락을 연결한 상태에서 서로 구부리고 번갈아 뛰거나 여자가 남자의 등뒤로 올라타거나 미끄러져 내려 발버둥치는 동작을 숨가쁘게 보여준다. 두 사람은 죽어라하고 서로 붙어서 뛰고 돌리고 밀고 당긴다. 상대에게서 빠져나오려 할수록 얽죄는 상황은 남자의검은 양복 재킷에 팔을 넣어 결국 남자의 현재가 담긴 양복을 입고 마는 여자의 승리로 끝난다. 여자는 양복주머니에서 꺼낸 가위로 두 사람사이를 연결한 머리카락을 싹뚝 잘라버린다. 공연하며 한 줌의 머리카락이 빠졌을테지만 한번의 가위질로 모든게 끊어졌다. 평소 긴 머리를 묶고 다니던 최영현은 이번 공연으로 머리가 뭉턱 잘려나갔다. 홀로 버려진 남자는 여자가 벗고 떠난 빨간 하이힐을 만지는 것으로 모자마 자신의 발에 꿰고 방황한다.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오후만 있던 일요일의 남성가수의 흐느낌처럼 남자는 여자를 찾아헤매며 방황의 공간을 차갑게 만든다.

서구에선 볼 수 있는 구성이지만 한국춤을 전공하는 젊은 안무가로선 참신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신체를 담보로 둘이 아니면 불가능한여정을 감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제욱의 ()-MY HOUSE’는 결혼해 아이를 낳은 지제욱이 가장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릴 수 잇는 풍경화였다. 남편을 사랑하는 가정주부의 핏빛어린 사랑노래는 섬찟하고 위험하다. 영화 미저리풍이다. 안무가 지제욱은 무대를 부부가 사는 집안의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식탁, 거실의자. 욕조 등 생활의 소품들을 배경으로 인간의 사랑와 소유욕, 존경과 사육의 방정식을 그려나간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음식을 해주고 목욕을 시켜주고 그의 노래를 듣고 그의 모습만 바라봐도 가슴이 뛰는 여성의 세심하고 복잡한 심리묘사를 스토리로 이어갔다. 남편역을 대상으로 밀려드는 사람과 불안함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지제욱은 가요와 기타음악에 맞춰 미칠 것같은 사랑을 춤으로 보여주는데, 무용적인 움직임이 없는 남편역은 지제욱의 뜨거운 춤에 반응하지 않는 콘셉트의 설정을 지나쳐 냉정하고 뻣뻣한 풍경을 연출해 다소 어색했다. 목욕탕 장면에선 포도주와 핏물을 연결는 죽음의 붉은 색조가 하이라이트인데 여과되지 않은 느낌이다. 지제욱이 표현하는 아내의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는 3명의 분신들 붉은 드레스에 감도는검은 색의 분출을 보여주며 열연한다. 류연희 장윤기 김수경 등은 한국춤의 단정한 춤을 광기어린 움직임으로 응용하는데 큰 몫을 했다.

 

이경옥무용단의 슬픈 빨강

김백봉의 제자 이경옥은 한국전통춤을 추다가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국춤사위로 현대인의 마음을 꿰뚫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중구난방으로 풀어놓기는 싫었다. 동화나 민담을 통해 기억속에 웅크린 순수와 재미를 추적하고 싶었다. 지난해 초연한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에 이어 이번에 초연한 슬픈 빨강-헨젤과 그레텔에게는 과자로 만든 집의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헨젤과 그레텔 남매이야기를 청소년의 비극으로 해석한 춤이다. ‘비밀의 숲에서 부모와 소통하지 않고 개인화되는 청소년의 주소를 물은 데 이어 이번에는 헨젤과 그레텔을 괴롭혔던 새엄마가 주인공이다. 의붓자식들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남편에게 사랑받고 싶은 여성의 조바심을 통해 가족붕괴를 추적한 작품이다. ‘슬픈 빨강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새 엄마는 정열과 욕망의 화신이면서도 아이들의 사랑을 얻지 못하는 슬픈 자리에 있음을 은연중 드러내고 있다. 안무가 이경옥은 아이들에게 지탄받고 버림받는 새엄마와 아버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작품 시작부터 아이들이 숨쉬는 연두색 숲속 조명과 빨강 드레스의 새엄마가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엄마의 드레스는 등뒤와 한쪽 팔과에 검은 지퍼가 달렸다. 인생을 살아내면서 당한 상처를 비유한 지퍼는 꿰매도 치유되지 않는 아픈 흔적이다. 새엄마의 빨간 의상과 연두의 시각적 대비와 함께 아이들이 숲을 헤치는 소리를 청각화한 대목은 유리막대끼리 부딪히는 소리로 깨질 듯한 위험을 상징한다. 위태한 시간의 도래를 알리는 최종범의 미디어영상도 하얀 천 위주의 무대세트에서 광란의 춤을 춘다.

메리홀 공간에 맞춰 설치작가 배정완이 만든 60여개의 길고 하얀 천은 무대앞뒤에 설치돼, 음습한 숲이 된다. 또 스크린 역할과 극적 전개를 암시하는 제 2의 무용수역할도 한다. 최종범의 영상은 작품내용을 세분화한 후 정교하게 해석한 작업의 결실이다. 첫 장면에서 6개의 좁고 긴 흰색천뒤에서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 아이들의 머리위로 떨어진 천에 아이들의 모습이 변형되는 영상, 계모와 아이가 경사진 언덕에서 서로 갈등으로 치닫는 순간에 싹트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파멸의 영상도 극적 효과를 두드러지게 한다. 파이프오르간 연주의 성스런 종교음악과 괴기스런 금속성의 울림, 유리깨지는 소리, 아이들의 괴로운 웅얼거림과 울음소리, 바람소리와 소름끼치는 숲속의 울림 등 김민경의 음악은 아이들이 펼치는 잔혹극의 전개를 쉽게 이해시켜준다. 아이들은 공연 전반부에 숲속의 푸르름과 새엄마의 빵강에 대비되는 녹색 의상을 입고 나온다. 부모에게 해를 끼치는 못된 아이들의 감정놀이에선 오히려 천진스런 하얀 튀튀에 검은 색 망사가 속에 배치된 의상차림이다. 후반부 아버지를 죽이고 새엄마에게도 공격을 감행하는 아이들은 하얀 튀튀에 빨간 색의 망사치마를 덧입어 피로 물드는 혼돈의 세계를 그려낸다. 아이들은 전반부에는 조심스럽고도 단호한 몸짓을 보여주고 후반으로 갈수록 빠른 동작과 상반신에 이어 하반신까지 강렬한 에너지가 담긴 야성의 몸짓을 이어간다. 특히 허리를 중심으로 날렵하게 움직이며 팔과 어깨를 이용한 한국춤사위를 보여준다.

경사진 언덕을 이용한 감정의 경사는 이 작품의 대중성을 뒷받쳐준다. 계모와 아버지가 언덕에서 서로의 손한번 잡지 못하고 일치할 듯 말 듯하는 시간만 보내다가 안타깝게 스치는 순간이 애처롭다. 계모와 아이가 경사진 언덕에서 서로의 자리를 바꿔가며 충돌하고 결국 계모가 아이에게 당하는 장면도 하이라이트를 향한 과정이다. 곳곳마다 이경옥 특유의 재치있는 상징적 어법과 튕길 듯 탄력적인 반전이 숨어있다. 그런데 계모를 쓰러뜨리기 위한 아이의 몸짓이 강렬하지 못하다. 한두번의 상황설정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갑자기 약해지는 계모의 움직임이 어색한 대목이다. 조명작업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계모의 솔로춤에서 계모를 따라가야 하는 하얀 조명의 동선이 불안했다.

이번 공연에선 최경실의 재발견이 화두다. 자신의 작품에서 모노톤의 세련된 감정을 날카로운 감성으로 잡아내온 그는 슬픈 빨강에서 현란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노련하고 여유있는 지휘자처럼 아이들을 어찌할 수 없는 표정으로 학대하고 애틋해하는 다중적인 새엄마를 보여준다. 무대위에 서있는 새엄마의 몸짓은 어두운 조명탓에 제대로 표출되지 못했지만 이경옥이라는 안무자를 만나 다른 무용가의 얼굴을 갖춘 최경실을 만난 즐거움이 덤으로 얻은 소득이다. 손예란 정성태 배유리 신주진 장인선 이초롱 심주영의 차분하고도 정확한 동작, 섬찟한 표정연기도 안무가의 고군분투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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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보람200826072 2012/03/21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대무용이라 처음엔 난해할것 같아서 두려웠지만 익숙한 소재를 재해석한 작품이라 흥미롭게 감상 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다시 스크린으로 이경옥무용단을 만날 날이 기다려집니다.

    • 유인화 2012/03/25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4학년이어서 마음이 바쁘실텐데....과제가 있는 수업을 신청하게 되어 괜히 제가 미안합니다. ㅋㅋ 어려운 점 있으면 제게 상의하시어요! 감사합니다.!

  2. 곽인실 2012/03/24 09: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교수님수업너무 잘 듣고있어요 ^^ 매번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다 갑자기무용이란 색다른장르가 재밌어보여 들었는데 듣길 잘한거 같아요!! 교수님 특유의 시원시원한 말투로 발레에 관해 이야기해주실 때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대화가 싹빠진 몸짓만 보자하니 가끔 졸기도 하지만;; ㅋㅋ 그래도 전에 갖고 있던 발레에 대한 색안경 벗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ㅅ* 슬픈 빨강도 너무 잘봤어요:) 현대무용작품은 매번 드라마같은데서나 짧게짧게봤는데 직접 눈앞에서 본건 처음이었어요! 몸짓으로 표현하는 무용수들이 엄청 대단해보이기도하고, 무대디자인도 충격적이었어요!! 헨젤과그레텔로 그런 색다른 이야기를 풀어냈다는것도 신선했구요^^ 앞으로도 좋은 공연 많이보여주세요!!! ㅋㅋㅋ 목요일날 기대하고있겠습니다!! ㅋㅋ

    • 유인화 2012/03/25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넘 좋은 의견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학기 이 수업이, 남은 3학기수업을 들으실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하긴 그러려면 제가 잘 가르치는 길밖엔 없네요! 잘자요!

  3. 20111938 권다인 2012/03/28 1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유인화교수님~!! 이 강의덕분에 매주 목요일이면 예술적 감성이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무용이란 장르는 그저 멀게만 느껴지는 장르였는데 두 백조의 호수 작품을 통해서 벌써 많이 다가간 느낌이에요ㅋㅋ현대무용도 교수님덕분에 처음으로 보게 됬는데요, 신기하고 신선했습니다~볼때는 잘 이해안가고 했는데 위에 교수님께서 해설 쓰신거 보고 이해가 팍팍 됩니다.ㅋㅋㅋ스크린과 진짜 무대는 많이 다르단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맨앞에서 봐서 무용수들의 발소리,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그럼 목요일 저녁에 뵙겠습니다~~^0^


안녕하세요!
3월8일 여러분과 처음 만난 유인화입니다.
그날 우리가 만난 강의실은 가로로 긴 디자인이어서 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원활한 수업을 위해 강의실은 수정관 407호실로 바꾸었습니다. 
작품감상시 효과적인 수용을 위해 변경했으니 다음시간에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만납시다.


그리고 3월15일  수업시간에는  5월10일 수업내용과 관련해 같은 안무가의 공연을 공연장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하겠습니다.
이경옥무용단의 [헨젤과 그레텔 2-슬픈 빨강]이 3월16일 오후 8시, 17일 오후 6시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됩니다. 스크린에서 만나는 공연을 무대위의 공연으로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입니다. 이 공연은 5월10일에 감상할 수업과 연관있으므로 관람하시하시기 바랍니다.

내일 봅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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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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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나영 2012/03/19 0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늦었지만 확인했습니다~3월 15일 수업 때 백조의 호수는 환상적이었어요>_< 무용이 종합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발레가 표현하는 발의 리듬감과 각기 근육의 다른 표현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유인화 선생님~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화이팅!!

    • 유인화 2012/03/25 0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수업 제 블로그의 첫 손님! 웰컴 투 마이 블로그! ㅋㅋ
      법학전공인데도 춤의 움직임에 대해 무용과학생처럼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는 이나영씨의 관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잘 자요!

  2. 조문경 2012/03/22 0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픈헨젤' 표 주신 덕분에 너무 감명깊게 봤어요. 좋은 무용 감상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있으면 또 가볼거에요ㅎㅎ 좋은작품 많이 알려주세요!

    • 유인화 2012/03/25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에 들어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했는데, 좋은 반응들을 주셔서 다행입니다. 부담갖지 마시고 궁금한 점있으면 연락주세요!굿나잇!

  3. 20112084 송미나 2012/03/22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주 금요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하는 헨젤과 그레텔 2-슬픈 빨강을 보고왔습니다.^^ 너무 일찍갔는지 교수님을 뵙지는 못했지만 무사히 공연을 보고왔습니다. 새로운 무대연출과 무용을 보게 되어 흥미롭기도 하고 저에게 자극이 되기도 하였습니다.감사해요 교수님!

    • 유인화 2012/03/25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에그머니나! 서강대메리홀에서 저는 송미나씨를 보았는데!다시 9조로 원위치해서 혼란스럽겠지만, 지난 수업시간에 말했듯이 빨리 발표하는 게 홀가분하고 좋은거지요! ㅎㅎ
      어려운 일은 저와 상의하면서 하시면 돼요! 굿나잇!

  4. 박수정 2012/03/22 2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덕분에 멋진공연 관람하고 왔습니다~!엄마랑 같이갔는데 너무 재밌었어요ㅎㅎ특히 공연 내내 보여지는 색깔들이나 영상들이 인상깊었어요! 앞으로 이런기회가 있으면 다 가려구용!!멋진작품들 감상하실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_^

    • 유인화 2012/03/25 00:05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좋습니다. 특히 어머님과 같이 오셨다니 너무 좋아요! 조용히 예쁘게 미소짓고 계시던 분이 어머님이시군요! 젊으시던데!.....

  5. 성신여대 20111539 조서원 2012/03/23 16: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OT후의 첫수업때 조퇴를 해서 작품을 다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의 수업진행이나 좋은 관람을 놓쳐서 더 아쉬웠구요.. 이번주에 본 백조의호수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특히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근육과...^^ 표현력..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밤 이런 공연을 보면 교양도 많이 쌓고 행복할 것 같아요~
    다음 수업시간때 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교수님^0^~!!

    • 유인화 2012/03/25 0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눈은 다 나으셨나요?
      클래식발레인 백조의 호수를 끝까지 보지 못하셨지만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보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블로그들어와주어 반갑습니다. 잘 자요!

  6. 하혜승 2012/05/11 0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오늘 찍은 사진 ㅎㅎ 올리려고 글쓰기를 눌렀는데 ㅜㅜ 티스토리 회원이 되려면 초대장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사진 어떻게 업로드하죠?! ㅠㅠㅋㅋ

  7. 유인화 2012/05/16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이런! 그래요? 여러분이 제게 보내주신 사랑을 꼭 같이 느끼고 싶답니다.
    그럼 agnes924@hanmail.net로 보내주세요! 제가 올릴게요!
    하혜승씨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내일 보아요!


안녕하십니까. 유인화입니다.
우선 40명으로 제한된 인원의 일부가 되심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무용감상수업을 신청한 학생들께 반가운 인사를 전합니다.
이 계획서를 읽으신 후 코멘트하실 분은 글을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수업계획서입니다.

교과명
: 무용작품감상론

학점: 3학점

강사명: 유인화 블로그: http://rhewin.khan.kr            

발표및 질문지는 agnes924@hanmail.net 로 수업전날인 수요일 낮 12시까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비상용 메일은 이메일 rhew@kyunghyang.com 입니다. 가능한 다음 한메일로 메일해주십시오,

 성적평가기준: 출석 40%,  발표  및 질문 과제 30%, 학기말 과제 30%

 

1.교과개요

공연예술의 특징중 하나는 기록되어지지 않는 문화상품이라는 점입니다. 텍스트 제작을 통해 계승되는 문학이나 영화와 달리 공연은 무대와 스태프상황, 관객구성, 출연진 상태 등 매회 올려지는 공연내용이 동일할 수 없습니다. 영화처럼 원하는 부분을 다시 공연하더라도 복사하듯 같은 내용의 공연이 무대에서 재생산되지 않습니다. 이 수업은 실제 공연을 접할 수 없는 시간, 공간적 제약을 영상물로 복사된 공연내용을 통해 작품이 갖고 있는 특징을 고찰하는 시간입니다. 감상대상인 작품은 국내외에서 공연된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작품중에서 검증된 공연작품으로 구성됩니다. 또한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접하는 각 작품을 감상후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봅니다.

 

2.교과목표

무대예술작품을 제작하거나 출연해 스스로가 공연물의 콘텐츠가 되어야 하는 학생들은 기존 이어져 오는 명작들을 텍스트로 감상합니다. 감상을 통해 장단점을 집어낸 학생들은 자신이 일정한 작품의 안무자 및 연출자가 되어 기존 작품이 가진 스토리를 시대의 정서와 개인 취향에 맞춰 재창작합니다. 이제 무대예술은 더 이상 환상과 가상의 공간이 아닙니다. 실생활, 즉 리얼리티로 포장된 스토리텔링을 갖춰야만 현대 공연물이 어떻게 일반에 다가갈 수 있는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공연을 위해 창작품을 개발해야하는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상황을 설정하고 각 설정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접목해 기존 작품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가상체험해봅니다.

 

3.강의방법

매주 우리나라 무용작품을 감상하고 각 작품에 학생이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변형된 작품텍스트를 만드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강의는 세 부분으로 이어집니다. 주로 30분 작품설명, 1시간~1시간30분 작품감상, 30~1시간은 토론위주의 분석과 작품에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으로 구성될 것입니다. 작품감상후 감상문을 발표한 조를 추첨으로 선정합니다.

 

4.강의평가

발표및 질문 과제물 30%,  출석 40%, 학기말 과제 30%로 이뤄집니다.

수강학생들은 4명씩 조를 구성해 매 주 각 조가 순번대로 해당작품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30%)하고 나머지 다른 조의 학생들은 조별로 준비한 질문들을 연구조 학생들과 나누게(30%) 됩니다.

학기말 과제는 별도의 과제물입니다.

5.교재 및 참고문헌

-The art of Ballets Russes (by Alexander Schouvaloff)

-But first a School-The First Fifty years of the School of American Ballet (by Jennifer Dunning)

-On Wings of Joy:The Story of Ballet from The 16th century to Today(by Trudy Garfunkel)

-국내 발레관련 서적

 춤추는 최승희(정병호저, 현대미학사. 1995)
 최승희 무용예술연구-한국무용예술연구회 총서 2(이애순 저, 국악자료원, 2002
우리무용 100(김경애 김채현 이종호 공저, 현암사, 2002)
무용론(김복희 김화숙 공저, 보진제, 2006년 개정판) 
세계무용수 (배소심 김영아 편저, 금광미디어, 2008) 
춤과 문화(대한무용학회 저, 대한미디어, 2010) 
발레를 보는 눈(캐서린 S.워커 저, 현대미학사, 1998) 
즐거워라 발레(국립발레단 저, 범조사, 2006) 
발레에 반하다(정재왈 저, 아이세움, 2010) 
무용예술의 이해(김말복, 이화여대출판부, 2010) 
춤추는 여자는 위험하다(신성아 저, 웅진지식하우스, 2007) 
한국근대춤의 담론적 이해(성기숙 엮음, 민속원, 2007)
무용공연제작-기획에서 제작까지(조안 슐레이크&베티 듀퐁 편저, 김명숙 역, 담그래, 1995) 
무용철학의 이해(황경숙 저, 한국학술정보, 2006) 
배정혜의 7일간 춤여행(배정혜 저, 청아출판, 2004)

 

 

6.각 주별 수업계획

  <0 1 >3월8

제목:강의 소개와 예술수요자를 위한 예술공급자의 자세

수업내용:강의 방법과 작품감상에 임하는 방법

수업방법:질의응답

 

 <0 2 > 3월15

제목:창작을 위한 작품감상 노우하우

수업내용:창작을 위한 콘텐츠의 중요성 분석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하이라이트해설 및 감상

수업방법:강의, 감상

 

 <0 3 >3월22

제목:클래식발레의 세계와 발레에 대한 새로운 접근

수업내용:‘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감상

수업방법: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 국립발레단과 메튜본의 백조의 호수감상노트(과제 1)

 

 <0 4 >329

제목:한국창작무용의 세계

수업내용:국립발레단과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감상노트 발표 및 토론

국립무용단의 ‘, 춘향해설 및 감상

수업방법: 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국립무용단의 춘향감상노트(과제2)

 

 <0 5 >4월5

제목:현대무용의 세계

수업내용: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창작물을 특징적으로 차별화하는 춤전개

춘향전감상노트발표 및 토론

안성수 픽업그룹의 봄의 제전감상

현대무용동작으로 활용한 스토리 분석

이해하기 힘든 춤은 살아남기 힘들다

음악의 중요성

수업방법: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 안성수픽업그룹의 봄의 제전감상노트(과제 3)

 


 <0 6 >412

제목:음악과 동작

수업내용:춤에 음악이 없다면?

안성수픽업그룹의 봄의 제전감상발표 및 토론

한국전통춤에서 녹음음악이 아닌 현장음악이 따라야 하는 이유

(전통춤(최승희의 춤 포함) 해설 및 감상)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감상

수업방법: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감상노트(과제 4)

   


<
0 7>4월19

제목:우리춤과 발레의 만남

수업내용:국립발레단‘왕자호동감상발표 및 토론

한국춤사위와 발레음악, 발레춤사위와 한국음악의 어울림

한국창작발레의 현주소와 한계극복을 위한 방법론

신창호의 안무,  LDP무용단의 ‘(Nocomment)노코멘트감상

수업방법: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신창호의 현대무용 ‘노코멘트감상노트(과제 5)



<제 0  8 주> 4월26일  중간고사 



<
제 0 9 >5월3

제목:Something New와 한국창작춤의 범위(1)

수업내용:2주간에 걸쳐 새로움에 대한 발견 및 방법론 강의

신창호안무, LDP무용단의 ‘노코멘트분석 및 발표

국립무용단의 ‘Soul, 해바라기감상,살타 첼로의 음악

수업방법:발표, 토론, 강의, 감상

과제물:국립무용단의 ‘Soul, 해바라기감상노트(과제 6)

 

<
1 0>510

제목:Something New와 한국창작춤의 범위(2)

수업내용:'Soul, 해바라기' 감상발표와 토론 2주간에 걸쳐 새로움에 대한 발견 및 방법론 강의

            이경옥무용단의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감상

수업방법
: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이경옥무용단의 '비밀의 숲'감상노트(과제 7) 

 

  <1 1 >517

제목:주인공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춤

수업내용: 이경옥무용단의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발표및  토론
 힙합춤의 진화를 보여준 CIDanceFestival참가작인 케피그무용단의 버려진 땅’ 
감상과 토론 주인공분석 및 주인공을 통해 재 창작되는 안무또는 연출노트

수업방법: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케피그무용단의  '버려진 땅' 감상노트(과제 8)


<
1 2> 524

제목:이야기를 담자

수업내용: 국립발레단의 [롤랑프티의 밤] 공연작품 '카르멘감상,
             케피그무용단의 '버려진 땅'
 토론 .작품을 이끄는 주제별 탐구

수업방법:강의, 감상

과제물: '카르멘'감상노트(과제 9)     

 기말고사 방법 고지   

 

<1 3> 5월31

제목
: 작품감상 노우하우

수업내용:김경영(2011 한국을 빛낸 젊은 예술가상 수상자)구로 백조 27’감상
           '카르멘' 발표및 토론

수업방법:발표, 강의, 감상

과제물: 김경영의구로 백조 27’감상노트(과제 10)

 

  <1 4 >6월1

제목;학기말 고사와 총평

수업내용:김경영구로 백조 27’발표및 토론 

수업방법:수업후 총평

과제물:없음 

<제 1 5주 >6월8일 학기말 고사

작품감상 후 감상문 작성

#
과제물은 총 10개 종류입니다. 그러므로 각 조별 과제는 10개의 조가 10개의 발표과제물을 하나씩 하게 될 것입니다. 나머지 9개조는 매주 질문 3개씩을 준비합니다. 학기말고사는 선정된 공연을 본 후(만약 공연장에서 마련되는 무료공연이 없을 경우 교실에서 스크린을 통해 감상) 그 자리에서 감상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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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나영 2012/03/19 0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2012학년도 1학기 무용의 감상을 수강하게 된 이나영이라고 합니다. 위의 공지사항 확인했습니다.^^

  2. 최보람 2012/03/21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200826072 최보람 입니다.공지사항 확인하였습니다. 내일 수업때 볼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가 넘 기대됩니다!!^^

  3. 박민경 2012/03/28 21: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20102257 기악과 박민경입니다. 공지사항 확인했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당~

  4. 최보람200826072 2012/03/29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뀐 공지사항 확인하였습니다.오늘 수업때 뵈요~~^^


<세상을 향해 춤으로 외치다>

 

온고이지신(溫古以知新). 춤의 레퍼토리화운동이 이전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무용가 국수호가 2007년 초연한 思悼-사도세자 이야기210~1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가다듬어져 다시 공연됐다. 올해 창단 25년의 디딤무용단이 춤레퍼토리를 위해 다지고 있는 작품이다. 또 현대무용가 박명숙이 이끄는 서울현대무용단의 윤무가 지난해 10일동안 초연하며 소극장 춤운동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지난 128일부터 25일까지 다시한번 10회의 장기공연에 도전했다.

 

국수호 디딤무용단의 思悼-사도세자 이야기(210~1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국수호 안무의 思悼-사도세자 이야기는 초연 무대에 비해 격양되거나 흥분되는 분위기를 다독이고, 돌출된 부분도 많이 걸러져 공연됐다. 사도세자가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8일간 뒤두속에 갇혀 벌어졌던 감정의 충돌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초연때처럼 수조가 오케스트라 피트에 설치돼 사도세자가 수장되는 장면이 연출됐고 무대중앙에 죽음에 이르는 계단이 놓인 설정과 남녀 두명의 피아니스트가 무대 뒤 좌우에 마주보고 앉아 연주하고 바이올리니스트가 등장하는 구성도 같았다. 피아노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이고 바이올린이 시간의 흐름을 말한다. 중간중간 극적 변화에선 남성성악가가 영혼의 소리를 들려준다. 춤음악극인만큼 한국무용전공이 아닌 현대무용가가 협업했다. 현대무용가 이윤경이 혜경궁 홍씨로 춤추고 사도역으로 조재혁과 이영일이 번갈아 출연한 점도 동일했다. 영조역의 손관중은 첫 출연인데 카리스마로 영조의 무게있는 캐릭터를 표현했다. 조재혁이 사도세자로 출연한 공연의 경우 조재혁은 초연당시와 비교되는 성숙함을 갖춘 채 부드럽고 충실하게 배역에 몰입했다. 다음번 공연에선 혜경궁 홍씨의 처절함에 무게를 두어 지아비를 향한 아픔을 강조해보면 어떨까. 수조앞에서 영조, 세자(정조), 혜경궁 홍씨가 함께 수면을 내려다보며 슬퍼하는 장면에서 혜경궁 홍씨의 목소리와 사도세자를 떠나보내며 처절하게 울부짖는 아비 영조의 정서를 각각 섬세하게 부각시키는 시도가 기대된다. 한꺼번에 세 사람을 세워놓고 이어지는 장면보다 솔로춤이 슬픔을 극대화하기 쉬운 장치일 터이다.

박명숙댄스시어터의 윤무-섹스 앤 푸드(128~2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식욕과 성욕을 과감하게 춤으로 표현한 윤무-섹스 앤 푸드의 결과는 성공이었다. 출연무용수를 줄이고 복잡한 장면을 절제했다. 캐릭터들의 잦은 등퇴장으로 산만했던 초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출연무용수들은 관객이 보는 앞에서 다른 캐릭터의 의상으로 갈아입는다. 탈의의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기 전 의상을 펴서 털어내는 동작이 선행된다. 하나의 캐릭터에서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과정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동작이다. 19세기 유럽사람들의 내면에 감춰진 욕망을 소재로 한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작품 윤무를 무용으로 해석하면서 안무가는 성욕과 식욕을 빗대어 작품의 이해를 도우려 했다. 성적 모티브를 통해 존재에 대한 회의를 보여준 작품을 어렵지 않게 풀기 위해 접시들이 바람에 쓸려 나르고 술잔이 입술에 닿는 순간의 접촉과 음식을 통한 생물학적 허기와 포만감을 성욕의 심리학적 풍경으로 보여준다. 접시외에 사과와 술도 현대인들의 불안함과 허전함의 도피처인 성적 분출을 암시하는 도구들이다.

안무가는 창녀와 병사, 병사와 하녀, 하녀와 젊은 남자, 젊은 남자와 젊은 유부녀, 젊은 유부녀와 남편, 남편과 아가씨 등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사랑과 욕망의 방정식을 통해 다양한 남녀간의 육체적 방황들을 보여주려 노력하지만 간혹 표현의 한계에 부닥친다. 초연에 비해 표현의 쑥스러움은 사라졌지만 30대 이상의 무용수들은 작품속 캐릭터의 성격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려는 의지가 강렬하지만 아직 문화적 바탕에서 오는 표현의 경직성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한다. 그대신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와 동작들이 생생함을 더한다. 김수정의 노련하고 정확한 에너지 활용이 돋보이고 배준용 이우재 진병철 이수윤 백주미 등 신체적으로 한계가 있는 표현에 많은 노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안무가는 작품의 에필로그를 강조, 파트너바꾸기의 사랑놀음과 육체적 소진이 이어지는 짧은 에피소드 그 자체를 감상하는 선에서 머물지 않기 위해 에피소드의 교훈을 부각시키기에 주력했다. 음악도 베토벤의 클래식곡, 노래 Summertime'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을 사용하는데 너무 진한 느낌의 음악은 춤을 퇴색시킬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10회의 공연이 끝난 후 소극장 장기공연을 추진하고 싶지만 대관료 때문에 고민이라는 안무가 박명숙의 고민이 애잔하다.

 

안은미의 고교생춤프로젝트 사심없는 땐스( 224~26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두산아트센터와함께 만든 사심없는 땐스224~26일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됐다. 지난해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조바땐)’로 전국의 어르신들을 무대에서 춤추게 만든 안은미는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해말부터 서울국제고등학교 학생들과 작업해왔다. 공연의 프롤로그는 검은 교복에 안은미라고 쓴 명찰을 달고 킬 힐을 신은 안은미의 사심없이감정에 충실하면서 부분부분 장난스러운 춤으로 시작된다. 안은미무용단의 댄서 8명은 금발로 염색한 머리에 체크무늬 치마와 바지, 곤색과 회색으로 획일화된 교복상의를 입고 자유롭게 춤을 춘다. 무용수들은 다시 의상을 갈아입는다. 반짝이줄이 붙은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재기발랄 몸짓을 계속한다. 무대뒤는 하얀 헝겊이 병렬로 구성된 막이 있고 무대 좌우에는 반짝이 천으로 가린 옆막이 쳐져있다. 안은미스타일로 정의되는 키치적인 반짝이는 이번 공연에도 빛을 발한다. 의상과 소품, 커튼에 사용된 반짝이는 유치하면서도 순수하고 재미있는 풍경을 연출한다. 뒷막에는 무지개빛 조명속에 춤내용을 상징하는 학원별곡’ ‘DREAMS COME TRUE’ ‘열맞춰’ ‘내꺼하자 어?’ 등의 텍스트가 이어진다. 무용단원들의 춤은 학원별곡’ ‘열맞춰등 조금 오래된 아이돌 노래에 이어 최근의 아이돌 그룹 노래를 편곡한 음악에 맞춘 아이돌 그룹의 춤을 변형한 구성이다. 수퍼주니어의 ‘SORRY, SORRY’에 맞춘 두 손바닥 비비기춤부터 링딩동’, 카라의 ‘MR.’에 맞춘 8자 엉덩이춤, 소녀시대의 ‘GEE’, 원더걸스의 ’WAITING'‘BE MY BABY’, 2NE1내가 제일 잘 나가’, 인피니트의 내꺼하자등의 노래에서 흔히 보던 춤들을 색다르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조바땐공연때 어르신들의 길거리춤을 촬영해 보여주었듯이 이번에는 청소년들의 춤을 촬영했다. 길거리나 체육관, 교실, 남자화장실, 교문앞, 미술학원 , 눈썰매장 등에서 청소년들이 춤추는 모습을 촬영한 후 공연장에선 음악없이 춤추는 영상만을 보여주었다. 학생들은 교복을 입은 해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차들이 달리는 거리에서 사심없이 다양한 춤들을 보여주었다. 춤추다 휴대폰을 떨어뜨리는 장면도 나온다. 영상속에는 청소년들앞에서 춤추며 바람잡는 안은미댄스컴퍼니단원들의 그림자가 보여 더욱 웃음을 유발시킨다.

자연스레 학생들의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춤으로 보여준 영상들은 무대로 22명의 학생들이 차례로 나와 한사람씩 나와 한마디씩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무대로 날아든 은색베게에 머리를 베고 눕는 형식을 이어간다. “저는 이제 고 3입니다” “우리 생각은...우리가 말 좀 할게요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학생들은 눈치보지 않고 교복차림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나중에는 색색가지 원피스 등의 의상을 입고 나와 단원들과 함께 춤춘다. 은색베게속에 들어있던 노란 종이가루들은 객석과 무대에서 터지며 온 공간을 노랗게 물들이고 학생들과 무용단원들은 객석으로 파고들고 관객들에게 사심없는 뽀뽀를 하며 자유를 전파한다. 전반적으로 공연은 밝고 자유롭고 충분히 즐길만 하다. 학생들은 흐르는 음악에 무심히 몸을 맡기며 흔드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한다. 다른 학생들보다 앞서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이나 눈치보는 상태가 아니다. 사심이 없어진 것이다. 함께 춤추는 친구들에 대한 믿음과 자신의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에 온전히 몸과 마음을 맡긴다. 이번 공연의 목적에 충실한 셈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무대로 나와 터트리는 말들은 주제의 통일성이 필요하다. 입시나 부모와의 관계 등으로 주제를 모으면 작품의 방향이 훨씬 정리될 것이다. 뒷막에 상영되는 글자들은 작품을 위한 텍스트의 수준을 넘어 과다한 내용을 던져준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안은미의 춤으로 충분히 이야기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나 무용수들이 사심없이 즐기고 춤추는 장면 자체로도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무대다. 학생들에게 이번 공연처럼 자유로운 예술을 전달하는 방법이 활발하게 모색돼 생활에 활력을 주고, 사고의 유연성을 유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리을무용단의 제 27회 정기공연(224~25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리을무용단의 제 27회 정기공연이 224~25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마련됐다. 작품은 홍은주가 안무한 바라기 3-웃음과 이희자가 안무한 귀신이야기Ⅱ』였다. 홍은주의 춤은 40여분이 지루하지 않을만큼 풍부한 춤의 풍경들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웃음에 집착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왜 웃는가에 대해 안무가는 많은 연구를 했음에도 인간에 대해, 상황에 대해 공허하게 웃을 수 밖에 없는 순간들을 설득력있게 그리는 과정에서 성큼성큼 진도를 빨리 나갔다. 춤의 앞과 뒤의 경우 진부한 내용을 과감히 삭제하고 군더더기를 없애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계단을 뛰어버려 빨리 씹어버린 음식처럼 중간의 과정이 이탈된 듯했다 중간부분에서 무용수들이 군무가를 통해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디테일한 부분과 달리 춤의 뒷부분은 급하게 정리된 느낌이다. 공허한 웃음이 주는 여운을 강조하다보니 춤이 감자기 웃다가 갑자기 심각해지고 갑자기 체념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안무가는 춤주제에 다가가는 기법을 세련되게 구사했지만 너무 속도를 냈고, 남성화자에 의존하는 장면이 색다름을 주긴 했지만 큰 효과로 작용하진 않았다. 공연초반 무대 앞에 놓였던 동근 수조를 품에 안았던 여성은 공연후반 무용수들이 수조속 물을 손으로 찍어 자신의 신체에 끼얹으며 세례하는 형식을 유도한다. 무용수들의 손이 물을 만지면서 수조 속 물은 연두색으로 변한다. 수조의 존재는 믿음과 긍정의 힘을 상실한 현대인들의 왜소함을 상징하는 무용수들의 이미지로 상징화됐다. 배경음악도 무용수들의 춤을 탄력적으로 보여주기보다 몸을 아끼지 않는 무용수들의 노력을 오히려 반감시키는 듯 처졌다. 주제를 살릭 위해선 밝은 느낌의 음악이 오히려 아픔을 줄 수도 잇을 터였다.

실종된 딸을 그리는 어머니의 심정을 그린 귀신 이야기Ⅱ』의 경우 실종된 딸과 그 딸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대비시켜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딸은 탁자위에 앉아있다가 무대에 버려지는 빨간 구두 한짝과 함께 스러진다. 딸의 실종은 어머니의 마음을 잃어버린 삭막한 현대인의 심정에 비유된다. 탁자위에 앉았던 딸이 사라지면서 탁자밑에 어머니가. 탁자위에 딸이 드러누워 몸을 뒤척이거나 웅크리는 동작을 똑같이 보여준다. 멀리서도 딸을 그리는 모성의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증표이다. 무대 오른쪽에 위치한 거문고(이정석)와 가야금(김선아)의 현장음악이 살아있어 춤에 음악이 얹히는 느낌보다 음악에 춤이 어울리는 형식같다. 안무가는 빨강색과 현악기가 주는 수축의 떨림, 빨간 구두 한짝이 주는 공포와 불안을 통해 한국무용으로는 특이한 사회적 소재를 채택했다. 바람직한 아이디어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탁자의 방향을 바꾸는 작업만으로 작품 진행이 달라지고, 장면의 이미지가 바뀌는 등 세련된 구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공연의 기승전결에 요구되는 춤의 매듭이 덜 된 듯하다. 딸의 솔로춤은 드러누워 몸부림치는 몸짓으로만 일관해 지루하다. 춤을 보강하거나 영상 등으로 상황을 암시하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딸을 잃어버려 실신하다시피한 어머니의 아픔도 조금 길게 보여주면 강한 인상을 주었을 것이다. 어머니역인 김수현의 무르익은 춤이 좀더 길게 구성되지 않아 아쉬웠다.

컨템포러리 발레시어터 얀의 독립무용관 프로젝트(128일 백암아트홀)

컨템포러리 발레시어터 얀의 독립무용관 프로젝트는 창작발레를 고집하는 김경영의 작업이 돋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4번째인 올해 공연은 지난 128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영화를 소재로 김경영이 안무한 3편의 창작발레 여고괴담』 『식스센스』 『러브 어페어를 선보였다.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처럼 독립발레작품을 선보이고 다듬어 한편의 창작발레로 탄생시켜보려는 의도가 풋풋하고 야무지다. 또한 소극장 규모의 무대에서 주눅들지 않고 발레전공생들이 설 수 있다는 시도가 좋다. 이 프로젝트는 우수인력 확보에 한계성을 면치못하는 대학 무용과 발레전공의 경우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소재의 창작발레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공연이다. 표영민, 강태영, 공승진, 김유나, 곽보름, 김영애. 김주현, 김유나 등 무용과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들이 배우고 노력하는 무용수들의 긴장감을 보여주었다. 식스 센스는 하얀 천을 이용해 영상을 보여주는 입체감과 나레이션 등이 재미있다. 러브어페어는 기존 김경영이 시도한 커피잔 춤으로 시작해 3각관계의 감정줄다리기가 유치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졌다. 6명의 금발여성들이 무대앞에 나란히 앉아 커피잔과 잔받침접시를 이용해 옆사람과 이어지는 돌림동작과 접시를 서로 연결해 자신과 옆사람의 신체에 적용하는 등 코믹한 발상들이 모집단으로 이용돼 레퍼토리의 요소들을 확보하고 있다. 처음부터 잘 출 수는 없다. 꾸준히 잘 추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공연은 발레전공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무대였다.

 

렉나드 댄스프로젝트의 ESPRESSO e DOLCI(128~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한국무용을 전공한 전성재가 이끄는 렉나드 댄스프로젝트의 공연 ESPRESSO e DOLCI(에스프레소 에 돌체)128~29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됐다. 한팩 차세대공연예술가 시리즈로 마련된 이 공연은 독일 사샤발츠 무용단 최초의 한국인 정단원 김마마정이 안무했다. ‘쓰고 달고를 모두 맛볼 수 있도록 설탕넣은 에스프레소라는 작품의 제목이 암시하듯 젊은이가 안고 있는 사회의, 아니 세상의 숙제들이 담겨있다. 감상하기 벅찬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남녀무용수들은 짝을 이뤄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할을 춤춘다. 상당히 파격적이지 않을 수 없을만큼 사회에 대한 목소리가 강렬하다. 주제만큼 춤은 속도감있고 에너지 있는 남녀커플들의 춤은 거칠게 밀고 당기는 반복을 통해 사회의 불평등한 관계를 폭력적 밀당(밀고 당기기으로 표현했다. 젊은 안무가 다운 해석이다. 폭력은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상황의 모든 폭력을 암시한다. 그런데 여성들이 피해자로 무대에 나와 춤추는 방식의 연속적 구성은 지양해야 할 대목이다.

작품이 시작되면 무대 뒤에서 일렬로 섰던 무용수들이 사물놀이에 맞춰 춤추면서 무대 중앙으로 출현하고 현대인들의 차림새인 그들은 자유로운 몸놀림으로 원초적임 상태를 강조한다. 9명의 무용수들이 사라지고 무대앞 오른쪽에 설치된 책상위 타이프라이터와 그 옆의 축음기가 스토리의 시작을 알린다. 급히 뛰어들어와 타이프라이터를 치며 이야기를 이끄는 화자 전성재는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부착해 긴박한 숨소리를 강조한다. 작품의 오디오를 이끄는 첫 단추이다. 타이프라이터의 키를 톡톡 치는 소리에 따라 무대위 등장한 무용수들은 이해를 돕기 쉽게 폭력 당하는 여성들을 보여준다. 한 여성을 사건 현장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경각심을 주지만 소용없다.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두남자가 한 여자를 폭력적으로 짓밟는다.

슈베르트의 조용한 아베마리아음악에 따라 남성들의 춤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약자를 대변하는 여성은 신음소리를 내며 뒹군다. 순결하고 치유의 상징인 아베 마리아의 이미지를 통한 남성들의 춤은 달래지기는커녕 더욱 파괴적이다. 묘한 조합이다. 4쌍의 남녀가 보여주는 폭력적 움직임은 격렬하다 못해 과다한 에너지 소비로 보기만으로도 힘든 춤이 된다. 무기력하게 앉아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쭈구리고 앉았을 때와 사뭇 대비된다. 극적인 대비를 위해서 무용수들이 정지상태로 앉아있기보다는 움직임의 호흡조절과 막간의 여백상태를 조절하는 안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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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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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답이 없는 ‘Endless Voage’

 

4여정(Endless Voage)

예술의전당이 신년특집으로 기획한 춤공연 ‘4여정(Endless Voage)’14~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에서 신년기념으로 무용공연을 택했다는 의도가 신선하다.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본과 연출을 맡고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이정윤이 안무와 작품을 이끄는 선장역이다. 항해를 떠나는 여객들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황혜민과 엄재용 등 3명의 발레스타가 이정윤과 함께 4종류의 정서로 나오고 7명의 국립무용단원들이 7개의 정서인 희노애락애오욕을 춤춘다. 4명의 스타들 이정윤과 김주원이 1977년생 동갑내기, 황혜민이 1년아래, 엄재용이 다시 1년 아래이다.

4명의 스타가 작품속에서 말하고 싶은 눈물과 꽃물, 봄날과 겨울, 들뜸과 아픔, 강물과 바람 등 존재의 다양한 감정들은 7명의 프로무용수들이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김병조 송설 조용진 표상만 송지영 박혜지 이민주 등 국립무용단의 에이스 7명은 각각 희() () () () () () ()의 일곱가지 정서를 표현했다. 세상의 즐거움과 고단함, 설레임과 절망감을 에너지 넘치는 동작과 다양한 색채의 춤미학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이들은 '7 Motions‘가 되어 4(4Motions)의 젖어있는 가슴속 독백을 유려하고 풍부하게 전해주며 공연 초반에 너무 많은 군무를 쏟아내는 구성으로 그 뒤에 이야기하러 출연하는 황혜민과 엄제용, 김주원의 춤부분이 부족한 느낌이다. 서양음악과 국악기가 함께한 김주원의 춤은 국악기만으로도 애절함을 살릴 수 있었을 터이다.

 신년의 출발을 위해 항해라는 주제가 접합한 건 사실인데, 전체적으로 너무 진지하고 가라앉은 느낌이다. 아마도 음악(작곡 김태근)이 주는 이미지때문에 춤의 내용들이 너무 차분하고 발랄함보다는 진중한 이미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 듯하다.

바이오린 비올라 첼로 피아노 소프라노 가야금 해금 등 8인조 라이브밴드가 현장성이 강조된 음악을 들려주었지만 생생함이 배어있는 탄력을 효율적으로 전하진 못했다.

무대는 작품의 주제를 한껏 살렸다. 무대 양옆에 설치된 10여개의 하얀 돛들(무대미술 이상호)을 스크린삼아 영상들(희정)이 출렁이고 조명(조성한)에 맞춰 파도소리와 함께 다양한 감정들의 소용돌이가 너울거린다. 돛들은 정지되지 않고 서서히 움직이며 신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살짝살짝 출렁거린다. 각종 영상도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영상의 과잉으로 무대위의 춤이 빛을 잃는 순간도 있다. 2층 구조의 선체 내부를 배경으로 사랑의 환희를 춤추는 황혜민 엄재용 커플은 그동안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에서 보여주던 아름다운 2인무를 보여준다. 김주원은 사랑을 떠나보낸 슬픔의 그림자를 배경으로 솔로를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7명의 군무와 피날레에서 4명의 스타들이 다시 출연한다. 4명이 만들어내는 춤의 경우 발레와 한국무용의 조합은 장르의 특성을 비교하는 맛이 있지만, 한국춤의 호흡으로 발레의 형식미를 살리는 것은 고난도의 노력이 따른다.

춤을 이루는 무대진행은 코드들은 철저히 기승전결에 따라 이루어진다.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 전반부에서 배를 타고 떠나는 설정은 후반부에 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모습이다. 뱃머리가 무대뒤를 향했던 전반과 달리 후반부는 뱃머리가 객석을 향해 밀려온다.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싶은데, 서로 다른 삶의 사람들이 한 배에 올라 머나먼 여정을 함께 떠나는 풍경화로 차분하게 그려간 셈이다.

전반적으로 4명의 스타들을 만나러 온 관객들은 이들의 춤이 적어 실망을 했을 것이다. 스토리 위주의 작품이라기 보다 정서의 풍경화쯤으로 감상해야 할 춤인데, 솔로나 앙상블에 비해 스타들의 춤이 적어 한정식의 풍성함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겐 무언가 먹다만 것처럼 미진한 식탁이 된 셈이다.

 

<파사- 소매깃을 날리다>

황미숙이 이끄는 파사무용단 10주년 우수레퍼토리 공연이 119~2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지난 10년동안 황미숙이 안무한 작품가운데 2006~2009년 조주현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4개의 작품이 이어졌다. 1부는 변하지 않는... ’ ‘각인’ ‘노란 달팽이가 올랐 고 2부는 목련, 아홉 번째 계단으로....’였다..

황미숙은 각 작품마다 색깔의 의미를 강조했다.‘변하지 않는...’에선 손과 다리의 각도를 이용해 남들어지는 특정공간들의 의미들을 보여주면서 검은 의상과 빨간 줄이 쳐진 상의, 빨간 회전문과 하얀 벽 등 색깔의 향연이 산업사회의 키워드이며 작품의 주제가 된 소통에 대해 말한다. 한 면에 설치된 3개의 문은 한쪽은 하얀색, 한 쪽은 빨간색으로 칠해져 회전할 때마다 혹백의 교체가 시대의 상황과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심상을 예리하게 대변한다. ‘각인은 앞의 작품에 이어지는 황미숙의 솔로작품이다. 황미숙은 절제와 과감한 한 획의 후련함을 통해 자신이 화두로 한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묻고 있다. 검정과 검정뒤에 수줍게 숨은 빨간 의상이 빨강조명과 하얀 조명속에서 흔들리다 정지되고 직선에서 원형으로 움직임을 되풀이하며 자문자답하는 형식이다. 마지막에 천장에서 빨간 막대기가 내려와 황미숙의 손끝을 스칠 때 일단락되는 작품의 의미는 무언가 세련된 몸짓으로 상황을 암시하려는 안무가의 의도가 진하게 나온다. ‘노랑 달팽이는 노랑색천을 안감으로 사용한 미색으 의상이 돋보인다. 무대장치는 없지만 빠른 바람속에도 느리고 우직하게 움직이는 달팽이의 방향성을 강조한다.

2목련, 아홉 번째 계단으로2005 서울무용제 대상수상작이다. 어머니를 구하려고 지옥에 뛰어든 아들의 이야기다. 중국소설 목련경과 단테의 신곡’9단계를 접목한 시도가 당시 높은 점수를 받았듯이 법구경을 낭송하는 스님의 소리와 동작을 아우르며 현대춤의 진화를 이끌었다. 빨강 상의와 짙은 자줏빛 바지의 아들, 껌은 상하의에서 빨강 원피스로 의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지옥의 사람들, 푸른 상의와 검은 바지 등 색깔이 주는 뉘앙스대로 작품이 진행된다. 무대에 빨강 사각의 천이 놓여진 지점마다 조명이 들어와 16개의 빨간 사각형 들위에 무용수들이 누워 고통의 지옥을 보여준다. 등을 V자로 깊게 파 노출하고 무릎을 꿇은 채 절하며 지옥불로 떨어지는 아들을 설명하는 장면은 어찌보면 스트라빈스키의 범의 제전의 희생양같기도 하다. 이 작품도 색의 향연이다. 황미숙은 이번에 각 작품을 나열하면서 색이 주는 의미에 대해 숙고했다.

 

<차세대안무가클래스 쇼케이스-9 WORKS IN PROGRESS>

아르코공연예술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인 차세대안무가클래스 쇼케이스가 117~21일 어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렸다. 참가 안무가와 작품은 17일 금배섭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하여’, 배준용의 쓰레기같은 작품’, 박소영의 도돌이표’ 19일 김재승의 사알푸울이 추움’, 이범구의 달빛 속 비밀’, 황수현의 ‘Co-lab:Seoul-Berlin’ 21일 나연우의 산책’, 지경민의 'Animate‘, 김보라의 혼잣말9명의 작품들이다. 이번 공연은 1년여에 걸쳐 젊은 안무가들을 교육하고 그들의 작업을 공연으로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의 마지막 결과물이다. 요즘 젊은 안무가를 선정하고 그들에개 무대를 마련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대를 제공하고 그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인 반면 이 행사는 1년의 기간을 이어온 심도깊은 공연제작과정이 가치있다.

이번 공연은 소극장에서 한번씩의 공연에 그치고 무료입장이어서 관객이 몰렸다. 첫날 공연에서 관객이 폭주하자 주최측은 다음날 공연부터 오후 4시의 최종리허설에 볼 사람들을 오도록 하기도 했다.

마지막날 첫 순서는 나연우의 산책이었다. 공연전부터 로비에 깔린 대형 미색천에 방명록을 쓰도록 했고 공연 10분전에는 남성무용수가 공연장 입구에서 밀가루반죽을 하다가 둥글게 만들어 바지 주머니와 바지밑단, 소매와 안쪽 셔츠의 가슴주머니 등에 쑤쎠넣으며 로비의 대형 천을 거둬들였다. 관객들은 그의 뒤를 따라 하얀 천으로 통로를 만들어 무대뒤로 연결해 놓은 길은 산책하듯 걸어 들어가 객석에 도달한다. 객석 천장에도 하얀 천이 걸려있다. 이 공연은 객석을 무대로 설정해 하얀 스크린천을 걸고 무대 바닥에 주홍색 비닐방석을 100여개 놓아 객석으로 만들었다. 밀가루반죽맨을 비롯 두 사람의 남성무용수 김정완과 최승혁은 객석 사이를 뛰어다니고 카메라들은 실시간으로 그들을 촬영해 스크린에 투사한다. 이들이 공연장 밖 로비와 무대를 잇는 통로, 무대뒤의 험한 장소 등에서 신체의 자유와 구속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공연장 스크린에 계속 투사한다. 음악없는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하다. 벽에 기댄 채 움직이는 무용수들을 촬영할 때도 카메라 각도를 이용해 바닥을 옆으로 , 벽을 바닥으로 눕혀 놓고 영상이 주는 재미를 추구한다. 춤보다는 움직임과 영상의 만남이다. 영상속 빨간 풍선 10여개가 산책의 낭만을 선사하지만 무용수가 한 개씩 터트리면서 산책의 낭만은 사라지고 만다. 지경민은 ‘Animate’에서 만화영화속 장면을 재현하고 공연 마지막 장면에서 담배를 피우는 구성을 통해 의외의 반전을 시도한다. 차분하게 쉬지 않고 엉뚱하게 재미있게 움직임을 부단히 이어지는데 내복차림의 의상이 거슬린다. 동작만으로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자신감을 좋지만 내복 바지가 처져 무용수의 움직임이 고그란히 보여지지 않고 무대장치 없이 TV스크린의 무지개바를 조명으로 채택한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처녀를 좋아한 사자의 동화내용을 배경으로 구성된 춤은 TV프로그램인 개콘에 출연하는 쌍칼아저씨를 연상케해 그리 색다른 시도로 비춰지진 않았지만 젊은 안무가다운 신선한 발상이 높이 살만했다.

김보라의 혼잣말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 때의 구속력을 시각적으로 강조한 작품이다. 원피스 수영복처럼 간단한 의상의 김보라가 출연하기에 앞서 김재덕이 마이크를 조절해 높이 띄워놓는다. 김보라는 말하고 싶어 나이크로 나오지만 너무 높이 있는 마이크에 대고 말할 수 없다. 하고 싶은 말로 가득한 신체가 뒤틀리는데도, 말을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나중엔 김재덕이 하얀 불빛의 재갈을 김보라에게 물린다. 말을 터트리지 못하는 김보라의 입에선 침이 계속 흐르고 다리사이로도 신체에서 새어나오는 양수가 흘러내리는 설정이다. 김보라는 절대 굽히거나 앉지 않는다. 계속 높이 달린 마이크에 대고 무언가 말하기 위해 꼿꼿히 서서 몸을 뒤들뿐이다. 그런데 같은 동작의 반복이 뒤틀림속에 묻어있다. 김재덕은 3개의 마이크 뒤에 설치된 신디사이저를 통해 성가풍의 음악을 들려주며 애매모호한 발음이 되도록 장치한 사운드를 조절하며 시간과 공간을 동원한 몸부림을 청각적으로 극대화한다.

전반적으로 안무가의 창작력을 고취시키는 차원에서 스크린되지 않은 춤들이 공연됐다. 그만큼 신선하기도 했지만 거둬야 하 부분들이 많았다. 이번에 선정된 두 개 작품은 금년도 한팩의 라이징스타 시리즈에 초청된다니 바람직한 프로젝트라 하겠다. 지난해의 차세대 안무가클래스 참가 안무가들도 ‘R to P’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지속하는 등 이 프로젝트는 매년 질적 성숙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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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춤의 중심잡기를 위하여>

 

한국춤의 진화가 제자리 걸음이라고 걱정하는 시각들이 많다. 전통춤의 변형을 진보적인 시각과 접근으로 창작하는 한국무용 전공자들이 창무회를 중심으로 한 한국창작춤운동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더 이상의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무용장르가운데 한국무용 인구가 가장 많아도 생산되는 작품들은 뚜렷한 특징을 보 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2000년이후 한국창작춤이 발전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무용가들이 만들어내는 춤동작의 획기적인 아름다움보다 그들이 추구하는 춤 정신의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다. 우리 춤의 창작을 위해 다시 전통춤으로 돌아가 공부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춤의 시대정신을 살리기 위해 동시대인들의 고민을 무대에 담기 시작했다. 공감대를 획득학 위한 춤들은 춤동작의 미학적 시도도 변하기 마련이다. 부드러운 곡선의 한국춤사위는 간결한 직선과의 만남을 시도하며 긴장감있는 동작구성으로 관객과의 소통에 활력을 준다.

 

정신혜무용단 창작춤공연

한국무용가 정신혜 신라대 교수가 1218일 부산 국립국악원에서 서울무용제 우수상 수상작이며 대한민국무용대상 베스트 7에 선정된 『굿.Good Ⅱ』와 초연작 윤회(輪回), 여섯갈래의 길로...를 공연했다. 윤회(輪回), 여섯갈래의 길로...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감성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대중앙에 설치된 경사진 원형 구조물에는 원초적인 이미지의 인간군상이 어미의 자궁에서 몸을 웅크린 태아의 형상으로 세상에 나올 준비를 시작한다. 살색 타이즈차림의 무용수들은 태초의 인간이다. 정가에 맞춰 춤추던 군무진들이 무대뒤로 뒹굴며 퇴장하고 하얀 원형구조물위에선 김주현이 추는 춘앵무가 이어진다.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의상을 입고 화문석 위에서 춤추는 춘앵무는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순조의 40세 생일과 즉위 30년을 기념한 사순연에 선보이기 위해 직접 춤과 노래를 만든 작품으로, 안무가 정신혜는 춘앵무 장면을 통해 피지못하고 져버린 꽃처럼 죽은 후에야 왕이 된 효명세자(1809~1830)의 덧없는 삶을 애도하며 윤회를 이야기했다. 춘앵무에 이어지는 신디사이저음악에 맞춰 시작되는 여성의 독무는 현대판 춘앵전이다. 최효선이 보여주는 춤의 풍경들은 부처의 몸짓과 인간의 희노애락을 담은 동작들은 고요하고도 처절하다. 감정들은 조명의 색깔로 변화된 노출을 시도하고 사유의 침전물로 무대에 가라앉는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무대앞 오케스트라 피트가 앞에서 무대를 향해 앉은 스님 스물두분이 반야심경을 들려주는 대목이다. 객석에 등을 보이고 앉아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 스님들은 독경자체만으로 작품의 주제를 살리는 주인공들이다. 스님들은 여주인공의 솔로춤을 해설해주는 카운슬러들처럼 울림의 시간을 전해주었다.

굿.Good Ⅱ』은 올해 공연된 한국창작무용작품가운데 다섯 손가락안에 꼽힐만한 춤이다. 화려하고 과감한 안무력을 통해 전통춤사위가 속시원하게 차용되고 생략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의상도 한국춤의 설 자리를 대변한다. 무엇보다 무대를 다루는 스케일이 4G시대의 스펙터클로 칭해도 될만큼 다각적이고 과감하다. 무대오른쪽의 육면체 구조물들은 진행되는 이야기에 따라 노랑, 파랑, 빨강 등 오방색들이 도색된 벽면들과 바닥들을 차례로 펼쳐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 왼편에 검은 그물같은 벽들로 장식된 구조물은 조명을 받으면서 그 뒤에 서있던 대북 연주자 등 6명의 북연주자와 6명의 바이올리니스트 등 라이브연주단의 신들린 연주자체도 작품의 입체적 구성을 보여주는 시도였다. 작품을 풀어내는 화자역의 주인공인 무당(김예리)은 이 시대의 무당임을 암시하기 위해 의상도 미니멀리즘적으로 처리했고 머리도 단발이다. 그는 굿은 아름답다....”는 대사를 시작으로 삶에 대한 정의를 대사체로 읊조리며 가끔 무당방울을 흔들어댄다. 작품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그는 영화주인공을 맡을 만큼 탁월한 연기력을 춤속에 녹이며 관객과 함께 춤을 이끌어 나갔다. 사각 구조물 위에서 춤추다 구조물 뒤로 떨어지는 파격까지 불사하며 몸을 아끼지 않고 춤에 물든 그의 움직임은 안무가 정신혜가 의도한 춤주제를 고스란히 살리고 있다. 사각 구조물에서 벌거벗은 인간의 태초의 모습으로 무대에 굴러나오는 9명의 군상모습은 앞서 공연된 작품 윤회(輪回), 여섯갈래의 길로...와 맥을 같이 하며 동양철학의 정신과 불교정신을 쉽게 풀고 있다. 이들은 복잡한 인간의 인연들을 풀이하기 위해 하얀 의상차림으로 다양한 조명색을 고스란히 수용하는 시각적 장치속에서 음악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동작을 이어간다. 상반신의 휘감기 동작을 응용한 회전의 연속성과 자반뒤집기의 과감함을 차용한 다리동작의 에너지가 한국춤의 맥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양한 조명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통일된 흐름이 끊어지는 순간이 있었고 연주단 출현의 과잉이미지로 갑자기 춤이 약화되는 대목이 있었다.

 

한명옥 드림무용단의 조율Ⅱ』

한명옥 드림무용단의 조율Ⅱ』1129일 오후 7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됐다. ‘전승과 전통의 창조라는 부제처럼 전통춤과 그 춤을 모티브로 창작한 춤을 이어가는 무대였다. 처용무와 이를 변용한 오우(五雨)의 춤, 살풀이춤을 창작한 ...살판, 한량무 장한가(長恨歌)를 재구성한 바람의 화경, 승무북합주호남우도 고창농악과 고깔소고춤을 재구성한 광명농악 채상놀이와 소고춤의 어우러짐이 레퍼토리였다.

오우의 춤은 사각 조명형태를 이용해 무대를 5개 부분으로 나누는 작업이 춤이미지를 돋보이게 했다. 남성무용수들의 두루마기와 통바지의상은 시각적으로 중후함을 주려는 의도인데 지나친 무게감으로 인해 다리와 발의 동작이 보여주는 운동량이 효율적으로 표현되지 못했다. 대신 검은 소매끝에 오방색을 넣은 긴 한삼의 움직임이 공간을 가르며 시원한 남성춤의 매력을 살려주었다. 한명옥의 살풀이는 한명옥과 함께 국악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 피트에 자리한 채 올라오는 과정을 통해 극적 구성을 갖추며 평면적인 무대를 다각적으로 활했다. 어머니를 기리는 한의 살풀이춤은 살풀이 7인의 군무춤으로 변하며 아름다운 구성을 보여준다. 살풀이춤 군무구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무대바닥에 분홍색 구름과 연두색 구름이 흐르게 하거나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보이는 시도는 감상의 재미를 주었다. 그런데 무대뒤에서 우러나오는 조명이 살풀이춤이 보여주는 한의 정서를 반감시키는 듯 했다. 국수호의 한량무는 보름달 배경으로 호방한 춤맛을 보여주었다. 가락이 살아움직이는 가운데 기품잇는 신체의 흐름이 가득하게 차오르며 젊은 무용수들이 보여주는 에너지와 차별화된 탄력을 보여주었더, 시니어들이 주니어들보다 춤을 잘 추는 이유가 극명하게 설명되어지는 춤이었다. 처음 부분에 주눅들었던 악사들도 점점 흥이 올랐고, 그들의 자신감 있는 연주는 가벼워졌다 다시 무거워지는 발장단의 화려함을 제대로 받쳐주었다. 바람의 화경6명의 여성무용수들이 부채와 작은 수건를 들고 추는 고운 춤이다. 수건춤, 즉흥춤으로 불리는 여성입춤의 대명사격인 이 춤은 의상의 화려함과 수건의 놀림 등에 따라 다양하게 창작될 수 있는 전통 아이템이다. 많은 안무가들이 이 춤을 필수 레퍼토리로 자랑하는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명옥은 이 춤을 격조있는 여성춤으로 창작하면서 의상도 치마를 검은 색으로 덧씌웠다. 전통춤을 동시대인의 감각에 맞춰 포장하고 구성하는 춤작품가운데 돋보이는 단아하면서도 진한 춤의 체취를 담는 작업이 돋보인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말들의 눈에는 피가

국립현대무용단의 말들의 눈에는 피가는 홍승엽 예술감독이 1999년 초연한 작품을 리바이벌한 작품이다. 이번에는 128~10일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됐다. 공연장 특성에 맞춰 객석과 마주한 공간을 제외한 양옆과 뒷면은 하얀 벽으로 세팅됐다. 6마리 말들의 눈이 찔리는 처참한 장소를 고발하는 벽에는 보이지 않지만 눈물흘리는 눈들이 달려있다. 무용수들은 말갈퀴달린 원피스수영복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말연기를 펼친다. 김영재의 노련함, 박상미 박성현 이윤희 이수진 박지민 이지선 김태희 등 제몫을 하는 무용수들이 소극장춤의 매력을 살린다. 작품 앞뒤에는 연극배우 서상원이 출연해 작품의 상황설정을 설명한다. 사랑하는 소녀의 육체를 더듬기 위해 마굿간의 말들을 처리하는 대신 보지 말라고 눈을 찌르는 청소년 알렌도 연극배우 이기돈이 맡았다. 청바지를 입고 상반신은 벗은 알렌은 왼쪽 벽 위에 앉거나 누워 작품진행을 주시한다. 말없이 말하는 셈이다. 그러나 알렌과 달리 무용수들은 작품이 진행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대사를 하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대사는 작품의 장식적인 한 부분이라기보다 작품의 내용을 알려주는 도움 영역이다. 어찌보면 움직임만으로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소화하기 버거워 대사를 첨가한 느낌이다. 야무지게 춤추고 표정연기까지 곁들이는 무용수들이 대사까지 소화하기 때문에 간혹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노출된다. 대사가 오히려 춤을 어렵게 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문자텍스트는 앞뒤의 해설부분으로 충분하다. 무대장치와 춤구성이 공연장과 잘 어울리는 반면 춤컨텐츠의 경우 홍승엽 특유의 깔끔하고 에너지담긴 동작만으로도 충분한데, 관객의 이해를 위한 대사적 장치가 과잉상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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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혀진 춤들을 꺼내어 뜨겁게 닦을 때.... 춤은 약이 된다>

무용가들의 공연리허설을 보면서 걱정스러울 때가 대부분이다. 과연 원하는 대로 공연이 오를까 은근히 걱정되곤 한다. 그런데 정식 공연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춤은 멋지게 추어진다. 리허설을 보았던 사람들은 다행이다 싶어 안도할 것이다. 이런 과정의 가슴졸임이 싫어 공연전 리허설을 보지 않는 이도 많다. 이번 달에는 연습현장을 구경했던 작품가운데 세 작품을 담았다. 연습실에서의 진지함과 치열함과 달리 무대 리허설에선 갈 길이 멀기만 한데 진짜 공연에서 만나는 무용수와 안무가는 완전 다른 사람으로 변해있다. 눈이 번쩍번쩍 빛나고 움직임도 잽싸다.연습에 지쳐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 정신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답은 오직 하나. 바로 관객이다. 무용가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제작비, 연습실, 티켓팔아주는 사람, 아이디어.....? 아니다. 관객이다.

 

이경옥의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

한국무용가 이경옥이 안무한 헨젤과 그레텔-비밀의 숲은 금년에 공연된 대작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한국공연예술센터의 기획시리즈'2011 한팩 새 개념 공연 축제'의 하나로 선정된 이 작품은 819~20일 서울 아르코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됐다. 독일의 동화작가 그림 형제의 '헨젤과 그레텔'을 해체한 후 동시대인의 생각으로 완전히 다른 창작춤이 된 이 작품은 이경옥 안무를 중심으로 무대미술(배정완), 영상(최종범), 의상(민천홍), 조명(신호)이 합세해 융합적인 무대로 완성됐다. 이경옥은 공연때마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무용가다. 기존의 춤과 무대방식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고집은 관객을 향한 무용가로서의 사명감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춤의 결벽증이기도 하다.

8명의 무용수는 기량이 뛰어난다. 그러나 이경옥의 공연을 위해 상시대기중인 이경옥무용단원이라기보다 뛰어난 기량덕분에 각각의 안무가들 작품에 출연하는 외인구단원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경옥의 춤이 정해진 움직임의 형식을 보여줄 때 이들의 신체에선 이경옥만의 동작소가 아닌 무용수 고유의 동작소가 툭 불거져 나올수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이번공연의 무용수들은 자신의 움직임을 묻어두고 이경옥의 움직임에 충실했다. 두 손을 맞잡아 위로 올리거나 좌우로 돌리면서 회전하는 동작과 왼쪽 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오른쪽 발을 뒤로 펴서 회전하거나 앞으로 폈더 다시 구부려 회전하는 움직임들은 이경옥의 상징적 움직임이다. 이번에는 앉은 상태에서 상반신의 움직임으로 호기심과 두려움에서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치맛자락을 휙 치고 뒤로 나가면서 보여주는 한국춤사위의 멋이 두드러진다. 1장에서 비닐 치마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날개짓과 다리동작은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백조들의 춤을 연상시키며 인간이라곤 아이들만 존재하는 숲속 분위기를 조성한다.

제목처럼 헨젤과 그레텔은 탐욕의 상징인 과자의 나라, 즉 자신만이 몰두할 수 있는 마녀의 성으로 향한다. 부모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세계로 빠지는 우리 시대 미성년의 이야기다. 안무가 이경옥은 동화의 스토리 텔링을 해부해 현대인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악마적인 요소와 눈물의 요소만을 추출하는 연금술사다. 해피엔딩의 동화내용에서 사악함과 아름다움만을 뽑아내 아프고 뼈저리게 후회스런 시간을 제공하며 가슴이 서늘하도록 서리가득한 참회의 시간을 보여준다. 이번에도 부모와 자녀의 소통부재를 제시하기 위해 미성년들을 나쁜 아이들로 설정했다. 미성년들을 유혹한 마녀를 몰아내고 자신들을 걱정하는 아버지까지 거부하는 설정이다.

이경옥은 무대미술과 소품, 의상의 재질을 비닐로 통일해 소통되지 않는물질의 특성을 이미지적으로 활용했고, 검정과 빨강의 색깔 대조로 주제를 강조했다. 작품처음과 마지막에 비닐에 쌓여 스러져가는 아버지를 표현하는 장면과 비닐로 만든 미성년자들의 치마, 비닐조각으로 짠 배 작가의 3개 짜리 설치물 등 비닐을 이용해 폐쇄성, 차가움, 현대성, 거침과 냉소적 웃음을 상징했다. 아이들의 미니 비닐치마는 미완과 인조, 무감각과 부조리를 담았고 그들이 쓴 수영모자처럼 둥근 회색비닐모자는 부화되지 못한 알처럼 성숙되지 못한 캐릭터를 묘사한다.

숲을 상징하는 배의 설치작품은 빨간 조명과 푸른 조명을 받으며 작품의 스토리텔링을 이끌어간다.

첫 장면에서 아버지(정성태)가 형체는 없는 아이들을 손으로 잡고 걸어나오듯 등장하고, 푸른 조명을 받은 채 무대 전체를 덮고 있는 비닐을 헤매고 다닌다. 아이들을 잃어버린 슬픔을 견디지 못한 아버지는 결국 비닐 가운데로 걸어가 비닐을 둘둘 말고 그 비닐에 몸을 감싼 채 공중으로 매달려 올라간다. 비닐이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비닐에 스토리를 입히는 조명도 첫 장면에서 미자의 암흑인 푸른 색, 마지막 장면에서 불구덩이의 붉은 색으로 극대화된 대조를 보여준다.

긴 천도 무대미술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숲을 상징하는 긴 천들이 천장에서 내려와 무대바닥에서 돌아가며 무용수들의 신체를 숨겨주고 이 천들은 무대 3분의 2정도만 내려와 그 밑에서 무용수들이 앉자서 숲을 탐색하며 추는 춤을 이미지적으로 위에서 눌러주거나 위압적으로 보여주는 등 시선이 무대로 집중되는 역할을 독톡히 한다

검은 고무줄로 이어져 한 몸임을 상징하는 헨젤과 그레텔의 두아이들처럼 두명씩 짝 지은 헨젤과 그레텔들은 주저하고 머뭇거리다가 마녀가 있는 과자의 나라로 가고 그 곳을 점령한 아이들은 마녀를 몰아낸다. 피아노 라이브 음악에 맞춰 솔로로 이어지는 붉은 색와 투명비닐치마의 마녀는 춤과 연기로 무대를 독차지 하는데 다소 긴 시간을 춤춘다. 아이들은 투명비닐속에 검은 속치마를 입어 검은 색이 내표한 잔인함과 폭력성을 휘두르며 과자나라를 점령하고 마지박 부분에선 검은 색과 빨간 색의 두겹치마를 입고 출연한다. 사악함과 교활함을 상징하는 마녀의상의 빨간 색이 그들에게 옮아간 것이다. 손예란이 보여주는 그레첼역은 마녀와의 2인무에서 빨강과 파랑으로 만든 치마를 입고 선과악의 이중적 미성년을 암시한다.

음악도 성가합창과 메트로놈이 탁탁탁돌아가는 소리, 배경음악을 작곡한 김민경의 라이브 피아노 연주와 현대음악이 융합돼 울려퍼지며 곧 끔찍한 일이 닥칠 숲의 신비함과 평화로움을 역으로 강조한다. 최종범의 영상은 첫 장면부터 관객들을 숲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밤의 나무들이 바람에 소스라치게 놀라 떨며 검은 그림자에 질식하는 듯한 격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안무가는 작품 초반부터 음악과 영상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작품 중간에 마녀와 아이들의 싸움장면에서 보여주는 동작들을 동화적인 느낌을 위해 마임적인 요소가 많은데 이런 단순함을 조명이 커버해준다. 전체적으로 이경옥의 춤은 리듬감이 일정한 가운데 안정된 동작을 보여주는데, 이번에는 총 3막가운데 2막에서 유독 패러디와 동화적 마임이 많았다. 춤 자체가 파격적인 리듬과 이완과 수축이 대조되는 동작들로만 이뤄지는 대신 한국춤의 호흡을 이용한 아름다운 동작들을 통해 잔인한 이야기를 역으로 강조했고, 1막의 곡선적인 형태의 움직임들과 2막과 3막의 직선적인 강렬한 동작들이 대비를 이루며 차분히 구성됐다. 그러나 1장에서 객석을 등지고 뒤로 앉아서 보여주는 춤과 시간이 흘러감을 상징하며 다시 객석을 정면으로 마주보며 앉아서 보여주는 춤의 조합, 아버지가 갇히는 설정을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으로 장식해 작품의 주제를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구성 등은 대중을 향한 춤운동의 노력의 일부이기도 하다. 군무를 안정감있게 이끄는 배유리와 손예란의 춤솜씨가 발군이고 마녀역의 손유정도 움직임의 미학을 응용할 줄 아는 무용수다. 그러나 3막에서 아이들이 아버지를 찾는 장면에서 쫓는 동작의 반복을 통한 움직임들의 경우 무대바닥까지 드리워진 긴 천을 배경으로 진행돼 움직임들이 시원하게 보여지지 않았다. 마녀춤외에 무용수 개인의 신체적 특징을 드러내는 솔로춤이 많지 않고 2인무와 군무위주여서 무용수자체의 무게감을 만질 수 있는 대목이 적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버리고 군무의 신체감각이 동원된 춤을 빚느라 어렵고 힘든 난관을 정면돌파한 작업임 것도 사실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수상한 파라다이스

홍승엽 단장이 안무한 국립현대무용단의 수상한 파라다이스85~7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초연됐다. 창단 1년을 맞은 국립현대무용단이 우리 역사가 담긴 DMZ을 키워드로 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는 자체가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안무가 홍승엽은 작품을 7개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전쟁으로 스러진 영혼을 위로하는 레퀴엠 장면부터 전쟁으로 발생한 이 시대 우리들의 이야기까지 홍승엽의 언어로 신선하게, 그러나 무게를 잃지 않는 이미지 만들기에 주력했다. 안무가는 죽은 이들의 영혼과 그들의 귀한 생명의 댓가로 존재하는 현대인들의 대화를 꾸준히 시도한다. 아무도 살지 않는 침묵의 땅이지만 진한 상처와 살육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DMZ의 이중적 정체성을 제시하며 시대의 각성을 짚어준다.

안무가는 첫 장면부터 자신이 그동안 추구해 온 홍승엽 브랜드의 안무색깔을 보여준다. 한 줄로 늘어선 18명의 남녀무용수는 휴양지 패션으로 차차차 리듬에 맞춰 춤추고 그중 부동으로 서있는 한 사람만 오중충한 옷차림이다. 엄진선의 무대미술이 좋다. 오랜 시간속에서 스러져버린 벽에 총탄의 흔적으로 생긴 구멍이 다섯군데 나있다. 무대 천장에는 16개의 직사각형 시멘트 덩어리가 4개씩 오와 열을 맞춰 보일 듯 말 듯 걸려있다. 스티로폼에 시멘트칠을 해 무게감을 사실적으로 강조했다. 무용수들은 군복느낌의 색채를 조합한 셔츠와 짧은 바지차림이다. 그들은 무대 바닥에 하얀 분필로 역사를 기록하고 자신의 신체에도 이 땅의 역사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문신하는 몸짓을 계속한다. 분주하게 이어지는 동작들은 계속 땅과 몸에 대한 기록남기기 작업이다. 이어서 무용수들이 뛰고 구를 때마다 바닥의 기록이 지워진다. 기억속에서 희미해지는 상처의 추억처럼 점점 하얀 글자들이 사라진다.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홍승엽의 언어로 살아나고 붉은 의상의 여신이 시대의 무당처럼 나타나 주술적 유혹을 던지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무용수들이 상반신을 딱딱하게 굳힌 채 하반신만 움직여 보여주는 호흡을 시도하는 대목이다. 훈련의 미숙함 때문이 아니고 일부러 경직된 모습을 보여준다.

음악은 바흐의 쳄발로협주곡부터 세미클래식 피아노음악과 대중음악까지 골고루 구성해 움직임의 다양성을 뒷받쳐주었다. 밤벌레소리와 무용수들의 대사까지 효과로 들어가는데 무용수들이 주고받는 대사는 작품의 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DMZ의 풍경을 묘사한 장면에서 엎어진 남성무용수의 등위에 앉혀진 사각의 시멘트블럭앞에 두 명의 여성무용수가 앉아 시멘트에 그림으로 만든 사슴 새 꽃 구름 등을 꽂는다. 한 여성무용수가 사슴이라고 하면 다른 한 명이 래빗(rabbit)”이라고 받아 말하고 군무진이 사슴의 동작을 움직임으로 보여준다. 하면 버드(bird)”, “바람하면 윈드(wind)”식으로 귀뚜라미” “” “구름등을 말하고 해당되는 단어의 이미지를 군무로 보여준다. 구태여 이런 장면을 넣지 않아도 좋았다. 이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도 작품의 이미지에 비해 캐쥬얼하고 가벼운 느낌이다. 연습실에서 입는 연습복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디자인이어서 의상이 주는 주제의 상징적 표현이 효과적으로 강조되지 못했다. 뒷 벽의 오른쪽 부분이 무너질 때 무용수가 손으로 받치는 장면은 작품의 포인트인 셈인데 벽이 다시 닫히면서 어색함을 주었다. 회색바지와 재킷을 입은 군무가 펼치는 움직임은 포인트를 받쳐주지 못했다. 벽에 기대어 몸부림치는 남성무용수의 움직임도 조명부족으로 부각되지않았다. 익스텐션의 이미지와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 동작들도 의도적인 조합이지만 얼핏 보면 부자연스럽다.

그러나 남자들의 등에 각각 오른 여성 무용수들의 7쌍이 펼치는 군무는 장엄하고도 현대무용 동작의 특징적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다. 무대 왼쪽이 열리고 엉덩이에 동그란 의자를 붙인 첼리스트가 출연해 엉덩이 의자에 앉은 후 위트있는 연주를 들려준다.

장면장면 홍승엽 특유의 움직임들이 빛을 발하지만 새로운 움직임들보다 기존의 움직임들을 발효시킨 동작들이 많다. 첼리스트의 연주에 맞처 보여주는 각 장면의 구성이 색다르고 재미있는 동작들로 이뤄진 반면 홍승엽의 기존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동작들이다. 그만큼 홍승엽만의 움직임이 형성된 셈이지만 국립현대무용단에서 본격적으로 공연하는 첫 작품인 만큼 또 다른 춤의 탄생을 기대한 게 사실이다.

 

 

장현수무용단의 사막의 붉은 달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장현수가 안무한 4개의 한국창작무용공연 사막의 붉은 달827~28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연됐다.

직업무용단인 국립무용단원이 개인 공연을 해마다 마련한다는 자체가 드문 일이다. 장현수가 안무하고 혼자 춤춘 취선무’(取璇舞)는 말 그대로 아름다움을 취한 여인의 자태가 승무의 신비스런 이미지를 차용해 표현됐다. 연두색 바지와 상의에 빨간 장삼을 걸친 장현수는 정중동의 움직임으로 마음속에 끓고 있는 열정을 느린 동작으로 미니멀화해 보여주었다. 마치 화선지에 먹물묻힌 붓으로 한자한자 생각을 담아 신중하게 시를 적어내려가는 시인처럼 움직임을 이어갔다. 무대장치는 가야금줄을 상징하는 설치물이 무대 뒤를 가로지르고 음악은 피아노, 해금과 북이 어울려 가슴속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오르는 정열을 다독이기도 하고 시원하게 터르혀주기도 한다. 이번에 공연된 4개의 작품 음악을 작곡한 이영주는 국악기와 서양악기를 사용해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무용수들의 대화를 악기와 악기의 대화로 이끌며 잔잔하게 어울리는 화음들과 폭발하듯 작품의 상황을 상징하는 하이라이트부분 등을 세심하게 적용시켰다. 끝장면도 은근하게 어두워지며 매듭지어진다.

조용진과 이재화 등 남성무용수 두명이 펼치는 묵화율’(墨化律)은 도살풀이춤을 주제로 한 남성춤이다. 무이 무용계에서 시도되지 않은 남성 2인무로 창작한 아이디어가 좋다. 두 남성무용수는 강약중강약의 호흡으로 시원한 이미지창출에 성공했다. 특히 조용진의 움직임은 국립무용단원으로서의 테크닉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두 사람은 같은 동작으로 일관하다 후반부에 서로 마주보는 장면을 연출한다. 음악이 가야금과 피아노의 이중주처럼 두 남성무용수는 각기 자신만의 몸짓으로 대화해야 하는데 대부분 서로 똑같은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악기가 소통하듯 두 사람은 다른 질문과 대답으로 소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어야 했다. 이혜정의 회청색 의상은 남성춤의 에너지와 단아함을 강조해주는데 기여했는데 5미터길이의 긴 천으로 그려내는 붓글씨 춤의 경우 조명디자인이 공연내내 화려하게 꽉 차있어 긴 천의 움직임이 살아나질 못했다. 긴 천의 색깔을 의상과 통일하느라 채색했는데, 색깔천이 조명에 묻혀 뚜렷하게 강조되질 못한 셈이다.

화비화’(花非花)는 장현수를 비롯 조현주 박지은 등 여성무용수 6명의 산조 군무다. 여성의 신체선을 미학적으로 살려낸 예쁜 춤이다. 차분하지만 다양한 색의 치마를 각각 입고 빨강 연두 등의 고무신을 신고 사랑하는 사람을 마중나가 애절하게 기다리는 여성의 농염한 그리움이 절절하다. 국립무용단의 춤경력에서 우러나온 춤맛이 무용수들의 어깨와 팔사위에 고스란히 살아있다. 마지막 장면은 앞의 작품처럼 서서히 어두워지며 정적인 장면으로 끝나는 그라데이션기법으로 처리됐다.

1부에선 앞의 세 작품이 이 시대의 신무용으로 선보였고 2부에선 사막의 붉은 달이 공연됐다. 사막을 상징하는 모래색의 의상과 신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크기의 삼각형 방패 등이 황량한 인생살이를 풀어가는 장치로 등장한다. 안무가 장현수는 삶은 사막으로 정의하고 걸을 때마다 모래수렁에 발이 빠지듯 험난한 세상의 시간들을 한국춤의 호흡과 몸짓으로 보여준다. 첫 장에서 11명의 무용수들은 푸른 원피스를 입고 춤춘다. 남녀모두 같은 느낌의 치마를 입었다. 꿈과 이상을 잃은 창백한 현대인의 표정을 상징하는 푸른 치마속에서 얼핏 비치는 빨간 팬티는 냉정속의 열정과 순수이다. 무용수들은 삼각형 소도구를 등에 짊어지고 나와 자신의 앞에 세운 후 인간이 발붙여야 하는 허약한 세상을 슬퍼한다. 삼각형의 소도구는 생명을 이어가야 하는 집이고 운명적인 업보이고 짐덩어리이자 고민 그 자체이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대한 절망적인 무용수들의 외침은 격렬한 몸짓으로 이어지고 사막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붉은 조명의 태양은 인간들을 더욱 가열차게 역경으로 몰아간다. 무용수들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 ‘같은 비명으로 토해내기도 한다. 작품의 포인트다.

상반신의 표현력을 중요시하는 장현수는 팔을 이용한 춤사위를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남성군무와 여성군무로 나뉘어 무대에 편가르듯 등장한 후 집단적으로 보여주는 춤이 많아 춤사위의 특징이 묻혀지는 부분이 몇 군데 드러났다. 남녀 짝을 이룬 군무와 두세명이 보여주는 앙상블의 경우 구성이 빈약해 입체적인 구성이 완성되지 못했다.

러브라인도 아쉽다. 사막에 별이 내리듯 별 조명이 무대 뒤에 전체적으로 내려오고 밤의 사막을 은밀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장현수와 조용진의 2인무는 너무 점잖다. 가장 에로틱한 장면이 서로의 팔을 엮는 춤이다. 좀더 뜨겁고 절실해야 했다.

후반부에선 모래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무용수들이 존재에 대한 피할 수 없는 과제인 삼각형을 등에 짊어지고 나온다. 그들은 무대바닥의 붉은 원의 모양대로 선 채 공연끝까지 등에 짐을 지고 있다. 무용수들은 엎드리거나 뒤로 몸을 적히다가 순간적으로 고꾸라지면서 ’ ‘등의 비명소리를 내며 사막의 원시적 고단함을 절정으로 보여준다. 이 때 무용수들은 에너지가 터지는 호흡으로 격렬하고 공간구성상 큰 춤사위를 보여주어야 했는데, 팔짓과 발 구르는 동작에 집중한다. 등 뒤에 삼각형 짐을 메고 있어 장면의 상황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없다. 꼭 짐을 등에 짊어지지 않아도 이다. 작품 초반에 보여준 한바탕 춤을 후반부에 후련하게 마무리로 토해내면 여운이 더욱 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장현수는 전반의 격렬함과 후반의 성찰적 침잠을 대조하며 세상살아내기의 힘듦을 강조하고 싶었을 터이다. 그 때문에 에너지가 넘쳐나는 전반부의 박진감 넘치는 춤에 비해 후반부는 강하고 뜨겁지만 단아하게 춤을 구성했을 것이다. 그래도 삼각형고수는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 첫날공연의 경우 너무 정성을 들이다보니 과해진 조명이 2부 춤작품 사막의 붉은 달을 더욱 붉게 만들어버렸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깔끔하고 차분하다. 하고 싶은 말을 미처 끝내지 못하거나 급히 마무리하는 춤이 아니다. 할말 다하고 산뜻하게 마쳤다. 마지막도 좋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한 줄기 빗물을 흠뻑 맞은 후 조명이 어두워지는 사막을 홀로 걸어나간다. 장현수 춤의 특징중 하나인 마지막 장면의 점강법 처리가 효과적으로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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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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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미디어의 조율-춤이 머무는 정거장은 무한하다>

 

영상과 미디어 아트를 이용한 춤작품이 늘고 있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은 춤의 대중화를 위해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지드무용단의 윤이상을 만나다

안무가 정의숙이 이끄는 아지드무용단이 지난 930~101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에서 새개념 공연축제참가작인 윤이상을 만나다(Interview with Isang Yun)’를 초연했다. 정의숙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감독 변혁과 함께 윤이상을 위한 춤보고서를 만들었다. 춤구성은 윤이상의 음악과 철학, 윤이상의 음악과 사랑, 고통의 기억, 죽음의 기억, 사신도, 유년의 기억, 고향의 기억, 8음의 역사, 작은 소망 등 11개 장으로 구성됐다. 안무가는 윤이상의 활동시기와 업적 및 어록을 다룬 텍스트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그의 인터뷰 영상들을 춤과 함께 구성했다. 변혁 감독과의 협업이 전제되지 않았으면 탄생할 수 없는 춤의 기록이다. 공연 프로그램도 책처럼 만들어 윤이상을 기리는 진지한 작업으로 새김됐다.

영상은 박세진 장준호 방진혁 김동수가 맡고 독일 현지촬영과 독일어변역이 가세했다. 홍미화의 의상고 신호의 조명까지 가세해 생생한 기록이 살아났다.

무용수들은 프렐류드의 움직임이후 카메라를 무대 왼편과 천장에 설치하고 2개의 스크린에선 윤이상의 모습과 어록자막이 나온다. 그의 가곡 피리’(1972)에 맞춰 카메라에서 2개의 스크린을 통해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인터렉티브로 투영되고 영상을 통한 신체의 다각적인 면을 관찰할 수 있다. 춤은 인성이 담긴 음악의 극적 전개에 따라 함께 진행되야 하지만 영상을 의식해서인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화면에서 윤이상은 하늘은 도로 이루어졌어요. 도는 영원하고도 우주를 이룹니다. 도는 음과 양의 서로 다른 음과 음이 이뤄져 높고 낮게, 길고 짧게, 약하고 힘있게,,,,독일과 한국의 이질을 하나로 융합한 작업을 했습니다등을 말했다. 화면은 또 1967년 극장에서 상영된 대한뉘우스에서 동백림사건의 윤이상을 보여주었다. “나는 지하감옥 밀실에 잡혀있었습니다를 고백하는 화면에선 감옥에서 작곡한 첼로협주곡’(1975)이 흐르고 화면을 배경으로 남성 독무가 펼쳐진다. 이렇다할 동작보다는 화면을 존중하기 위해 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윤이상음악에영상, 자막, 춤이 함께 어울리다보니 관객의 시선을 하나로 잡지 못하고 산만한 부분도 있다.

무대앞과 샤막, 무대막 뒷부분 등 무대영역을 3등분한 작업은 춤의 역할을 분명히 하기 위한 설정이다. 무용수들의 윤이상의 고뇌를 담은 춤이 화면속에서 엉키지 않도록 배려한 안전장치다. 그러나 윤이상의 영상이 나오는 에피소드에 따라 춤이 엮어지면서 춤의 깊은 맛보다는 윤이상의 정신이 강조된다. 박나훈의 솔로춤은 작품의 흐름을 확고히 한다. 윤이상의 1994년 인터뷰에서 민족의 피와 정신속에 스민 정신과 멋을 추구하기 위해 음악을 한다는 윤이상의 외침을 구두를 신은 채 춤으로 보여준다. 38년동안 기다린 조국행을 앞두고 입원한 윤이상의 안타까움이 뿌려지는 가운데 춤은 첫 장명과 통일된 움직임으로 구성된다. 윤이상을 위해 모인 무용수들이 어떻게 윤이상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토론하는 첫 장면의 프롤로그가 에필로그에서도 등장한다. 안무가는 윤이상의 전기처럼 흐를 뻔한 춤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다잡기 위해 애쓴 흔적을 역력히 보여준다. 힘든 주제였기 때문에 감상을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는 없었다. 춤예술의 무게보다 윤이상의 삶과 예술의 무게가 진지하게 담긴 무대였고, 그래서 의미있는 시도였다.

 

YJK프로젝트의 ‘The Last Wall’

YJK프로젝트의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 ‘The Last Wall’1015~1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됐더. 미디어 아트센터 나비에서 둥글게 휘어진 10개의 벽을 조합해 미디어아트의 실현을 주도했다. 이 춤은 스토리가 확실하다. 연극배우 김호정이 화자이다. 소설가로 분한 그는 자신의 소설속에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려 애쓴다. 벽 뒤의 소설가는 그림자로 나오며 소설속 등장인물의 캐릭터만들기에 고민하며 자신의 창작인물을 글로 묘사하는데, 김호정이 벽 뒤에서 컴퓨터 자판으로 쓰는 내용은 김호정의 목소리에 의해 바로 옆에서 말하듯 낭랑하게 말로 풀어진다.

소설가로 분한 김호정이 만드는 극중인물 로 남자배우 제프리 아머가 출연해 말로 푸는 내용에 따른 몸짓을 보여준다. 무용수 김종기 류장현 정주령 박상미 조형준 김호영은 남성캐릭터인 를 설명하는 다양한 의 캐릭터 후보로 나온다.

누구나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현실인데 나는 진짜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할거야. 어떻게? 벽을 통해서....당신과 나사이에 놓인 벽.....나는 지금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야! 첫마디를 로 시작하는 거야 ’!...”

이런 대사가 끝나면 여성 서설가인 김호정이 말하는 가벼워보이지만 쉽지 않고, 현실적이면서도 신비롭고...“같은 반대되는 이미지의 단어들을 남성인 제프리 아모는 영어로 다시 말하며 이미지에 따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형식을 이어간다. 6명의 남성캐릭터인 들도 함께 단어의 뜻에 맞는 동작을 함께 이어간다.

벽이 되어줘. 내게 하염없이 속삭이는이라 말하는 여성작가에 맞춰 남성 후보들은 든든한 벽의 움직임을, ”물이 되어줘라 말하는 대목에선 남성 6명의 후보들이 물에서 수영하는 동작을 보여준다. ”나의 얼굴이 되어줘“ ”창문이 되어줘“ ”회전목마가 되어줘“ ”팔걸이가 되어줘“...이 따라 남자 의 몸짓은 계속된다. ”얼굴이 되어줘에선 두 개의 얼굴을 포개고 얼굴을 바닥에 대고 눕는 등의 단순하지만 직접적인 동작이 만들어진다. ”침대가 되어줘에선 두 명의 남성무용수가 서로 엎어져 여성을 쉬게해주는 침대처럼 침대와 메트리스가 된다. 작품 중반에는 둥글게 2층규모의 휜 벽가운데 1층의 들이 따로 떨어져 꽉 막혔던 소통의 답답함을 풀어준다. 안무가 김윤정은 계속 대사를 이용한 몸짓들을 구성하는데 몸짓의 단순함은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무대에서 직접적인 대사로 이데올로기를 보여주는 건 자칫 딱딱하고 허전한 무대를 만들 우려가 있는데, 김호정의 호감있는 목소리와 무용수들의 위트있는 몸짓살리기가 춤적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춤이라기보다 무대장르간의 결합이라는 게 낫겠다. 춤 연극 미디어아트 영상 조명 등의 영역이 치우치지 않게 구성됐다.

널 지울거야라는 대사에선 작가가 창조한 인물에 대한 정의를 삭제하는 셈인데, 안무가는 벽이 무너지고 그 뒤에 소통의 푸른 바다 이미지를 준비시켰다. 그러나 주제인 소통을 말하는 몸짓이 소극적인 편이었다. 아이디어와 의도는 신선한데 춤보다 텍스트 위주의 장치가 무거운 느낌이다. 작품에서 문학적 텍스트의 소비자인 독자들에게 이야기 거는 설정이 아니고 작가가 혼자 독백하며 소설의 인물과 대화하는 형식이어서 소통에 대한 고민보다는 작가자신의 고민을 관객에게 고백하는 일방적 소통이 된 듯 하다. 작품 후반부의 확실한 동작과 빠른 진행을 중간부터 구성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에 이어 그녀가 화면에 나오면서 객체와 주체가 바뀌어 다시 시작되는 암시도 지루하지 않다. 그러나 김호정의 얼굴이 제프리 아머의 얼굴로 변하는 컴퓨터그래픽작업이나 글씨가 무대와 객석 전체에 쌓이는 듯한 설정은 다른 공연에서도 사용되는 작업이어서 마무리 장면으로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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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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